2기 신도시 후광효과 '싸늘'…주변지역 줄줄이 하락

입력 2007-12-14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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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기 신도시 주변지역, 분양가상한제 여파로 하락세

“과거 판교와 같은 후광효과를 기대하긴 어렵습니다. 오히려 2기 신도시에 수요를 빼앗기고 있는 형편이이에요.”

경기 화성시 기산동 일대 D중개업소 관계자의 이야기다.

경기 수원 광교, 화성 동탄 등 수도권 2기 신도시 주변지역의 기존 아파트값이 하락세다. 이는 2기 신도시에서 분양가상한제 실시로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아파트가 출시되면서 매수자들이 기존 아파트를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2기 신도시 개발 예정지 발표 당시 높은 후광효과로 주변 아파트들이 크게 호가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인 분위기다.

부동산1번지 스피드뱅크가 주요 수도권 2기 신도시 주변지역의 연초대비 아파트값 변동률(06년12월30일~07년12월15일)을 조사한 결과 김포 -0.73%, 수원 -0.32%, 파주 -1.12%, 화성 -0.17%를 기록, 모두 내림세를 나타낸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지역 평균 변동률이 0.27%인 것을 감안하면 모두 큰 폭으로 떨어진 셈이다.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저렴한 아파트 쏟아져…집값 하락 견인

이렇게 2기 신도시 주변지역이 약세를 면치 못하는 이유는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주변 시세보다 10~20%가량 저렴한 아파트들이 공급되기 때문이다.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2기 신도시 분양가는 중소형 기준으로 3.3㎡당 평균 800만~1100만원 선. 2기 신도시 주변의 상당수 아파트들은 연초보다 10~20%가량 가격이 빠졌지만 새 아파트들이 집값 하락을 견인하고 있어 거래는 좀처럼 이뤄지지 않는 분위기다.

김포 양촌신도시의 경우 정부가 중소형 주택 분양가를 3.3㎡당 700만~800만원 선에 책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김포시 중대형(132㎡초과) 시세가 3.3㎡당 평균 900만원이 넘는 것을 감안하면 무려 100만원 이상의 차이가 있는 셈이다. 이밖에 파주신도시는 800만~900만원 선, 동탄2신도시는 800만원 대에 분양가가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포시 장기동 현대청송1차3단지 105㎡(32평형)의 경우 연초 대비 5500만원이 하락, 2억8000만~3억4000만원 선의 시세를 형성했다. 무려 15%가량 가격이 빠진 셈. 단지 인근 H중개업소 관계자는 “신도시 일대 저렴한 아파트가 등장하면서 최근 급매물이 본격적으로 쏟아지기 시작했다”면서 “하지만 추가하락을 기대하는 매수자들이 많아 거래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수원 광교신도시는 분양가가 3.3㎡당 900만~1100만원 대로 공급될 전망이다. 수원시 영통동 삼성래미안의 경우 155㎡(47평형)이 6억~6억8000만원 선으로 올 초보다 7000만원, 10%가량 하락했다.

영통동 일대 D중개업소 관계자는 “광교 신도시의 저렴한 분양가 책정과 맞물려 기존 아파트 매입을 미루고 청약시장에 뛰어드는 계층이 크게 늘었다”면서 “영통동 일대는 광교뿐만 아니라 인접한 화성 동탄신도시에도 수요층을 빼앗기고 있는 실정이다”라고 전했다.

급등한 호가에 따른 매수부담도 약세 요인

개발 예정지 발표 이후 신도시 후광효과로 이들 지역의 호가가 너무 오른 것도 약세의 요인으로 지적된다. 가격에 거품이 끼었다고 판단하는 매수자들이 늘어난데다 올 들어 대출규제 강화 등으로 매수부담이 예전에 비해 훨씬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파주시의 경우 작년 가을 운정지구 고분양가 파장으로 기존 단지들이 큰 호가상승을 나타내면서 매수부담이 커져 약세로 돌아섰다는 것이 현지 중개업소의 분위기다. 파주시 금촌동 대영건일장미6차의 경우 79㎡(24평형)가 1억1500만~1억2000만원 선으로 올 초보다 3750만원 가량 가격이 빠졌다.

교하읍 인근 B중개업소 관계자는 “파주시가 작년 수도권 아파트값 급등의 진원지가 됐을 만큼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자금부담이 커졌고 최근에는 대선까지 겹쳐 중대형을 중심으로 짙은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화성시 병점동 일대 A중개업소 관계자는 “정점을 이루던 올 초보다 10~15%정도 가격이 빠진 매물들이 출시되고 있으나 문의만 간간히 올 뿐 거래가 전혀 없다”면서 “곧 동탄2신도시 개발이 본격화되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하향 안정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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