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초대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지명된 김동연 후보자는 21일 “추가경정예산(추경)과 확장적 재정정책은 타당하다”고 밝혔다. 법인세 인상에 대해서는 조세감면 혜택을 줄이거나 분리과세를 종합과세로 하는 등의 실효세율을 높인 뒤 검토하는 것이 맞다는 입장을 전했다.
단기적인 경제정책 과제로 대내외 위기관리, 일자리 창출, 경제활성화 등을 제시했고, 중기적인 경제정책 과제로는 한국경제 체질과 구조적 개선에 신경쓰고 싶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저녁 경기도 과천 인근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러한 입장을 내비쳤다.
김 후보자는 “추경은 집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규모는 여러 세수상황과 세계잉여금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며 “오늘 기재부 간부들과 상견례를 하는 자리에서도 추경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추경의 내용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그는 “지금 경제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일부 거시경제 지표에서 긍정적인 사인이 있지만, 국민이 체감하고 내실 있는 지표가 되는 지는 봐야 할 것 같다”며 “간부들에게도 실제로 예산이 편성돼 집행 시 실질적인 효과가 날 수 있는 곳에 편성해 달라고 했다”고 강조했다.
확장적 재정정책이 자칫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김 후보자는 “지금 상황에서는 확장적 재정정책은 타당하다”며 올 1월 열린 전미경제학에서 나온 얘기를 제시했다.
그는 “매년 1월 미국에서 열리는 전미경제학회 회의에서 진보와 보수 학자가 동의한 얘기가 있다”며 “지금처럼 저금리, 저물가, 인플레이션율이 낮은 상황에서는 통화와 재정이 보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내용”이라며 확장적 재정정책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김 후보자는 “저성장과 실업이 지속되면 결국 노동 숙련도 저하, 노동력 질 저하로 이어져 성장잠재력도 위협 받을 수 있다”며 “과거의 공공근로나 일자리 추경이 아닌 경제활력을 계속 불어 넣고 성장잠재력을 키울 수 있는 재정정책을 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경제에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와 중기적으로 처리해야 할 과제를 제시했다.
김 후보자는 “단기적인 경제정책 과제로 대내외 위기관리, 일자리 창출, 경제활성화 등을 처리해야 할 것 같다”며 “중기적인 경제정책 과제로는 한국경제 체질과 구조적 개선에 신경써야 할 것 같다”고 피력했다.
재원 문제와 관련해서는 기본적으로 실효세율은 높인 뒤 법인세 인상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 후보자는 “재원 문제는 세계잉여금과 세수현황을 봐야 할 것 같다”며 “세계잉여금과 예산보다 더 들어오고 있는 세수체계를 봐야 할 것 같다”며 구체적인 추경 수치는 제시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조세감면 혜택을 줄이거나 분리과세를 종합과세로 하는 실효세율을 높이는 것이 우선이 아닌지 싶다”며 “법인세 증세 문제는 지금 단계에서는 실효세율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한 뒤 신중히 검토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김 후보자는 우리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볼링에서 킹핀(볼링 5번공)을 쓰러뜨리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보통 볼링에서 맨 앞에 있는 1번 핀을 맞추기 위해 굴리지만, 10개 다 쓰러뜨리지 못한다”며 “사회경제문제라면 1번 핀이 저성장이고 2, 3번 핀이 청년실업과 저출산이라 할 때 5번 핀에 굴리면 10개를 모두 쓰러뜨릴 수 있다”고 역설했다.
새 정부의 경제정책인 J노믹스(문재인정부의 경제정책)와 관련, 김 후보자는 구조적 접근으로 본 점에서 이전정부와 차별화가 이뤄졌다고 봤다.
그는 “새 정부에서는 사람 중심의 일자리나 소득 주도의 성장 측면에서 보면 과거 정부보다 차별화된 내용이 있다”며 “어떻게 보면 대증적인 접근이 아닌 구조적인 접근으로 본 것 같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