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실손보험 사기 기획조사…보험사기 근절에 총력”
#1. 병원장 A씨는 2010년경부터 입원이 필요 없는 환자에게 허위·과다 입원을 권유하고 허위진단서 등을 발급해 130여 명의 환자들로 하여금 보험회사로부터 보험금 45억 원을 편취하도록 방조한 혐의로 지난해 10월 검찰에 송치됐다. 특히 병원장 A씨는 책상에 ‘보험사 돈은 눈먼 돈’이란 문구가 적힌 메모 등을 적어 놓고 환자들에게 보험사기를 부추기고, 환자들에게 수사에 협조하지 말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하거나 병원에 협조하는 환자에게는 변호사를 선임해 주겠다고 설득하면서 수사를 방해했다.
#2. 보험설계사로 일했던 B씨는 자녀 둘과 함께 각종 보험 63건에 가입한 뒤 입원확인서·진단서 등을 위조해 보험금 1억3000만 원을 받았다. B씨는 지난해 10월 검찰에 송치됐는데, 관련 지식이 있던 그는 보험사기로 의심받지 않도록 보험금 청구시기를 세밀하게 조절하는 수법을 썼다.
작년 한해 적발된 대표적인 보험사기 사례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보험사기 적발금액이 7185억 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는 전년도인 2015년보다 적발액수가 9.7%(636억 원) 증가한 수준이다. 적발인원은 모두 8만3012명으로 같은 기간 0.5% 소폭 감소했으나 1인당 평균 보험사기 금액이 2014년 710만 원에서 2015년 780만 원, 지난해에는 870만 원으로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허위 또는 과다 입원·진단 관련 보험사기 비중이 전체의 70.9%(5097억 원)로 가장 많았다. 살인·자살·방화 등 고의로 사고를 유발하는 형태는 16.9%(1125억 원), 자동차사고 피해 과장은 6.8%(485억 원)를 각각 차지했다.
손해보험 관련 보험사기가 전체 적발금액의 86.6%에 달했다. 지난해 전체 보험회사 사고보험금 39조4000억 원 가운데 손해보험 관련 보험금이 67%(27조4000억 원)였고, 보험사고 원인 역시 다양했다.
다만 보험사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던 자동차보험 비중은 2014년 50.2%에서 꾸준히 줄어들어 작년에는 45%까지 떨어졌다. 블랙박스·폐쇄회로(CC)TV 설치가 보험사기 예방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보험사기 적발자를 연령별로 보면 30~50대(5만8000명)는 전년보다 3.6% 줄었지만, 60대(1만1200명)는 9.0% 늘어났다. 60대 이상에서는 허위·과다 입원 등 병원 관련 보험사기가 많았다. 남성 적발자가 전체의 68.8%, 여성은 31.2%였다.
생명보험·손해보험협회와 보험회사는 지난해 보험사기 우수제보 3769건에 대해 포상금 17억6000만 원을 지급했다. 포상금액은 전년(19억7000만원) 대비 다소 줄었다. 음주 및 무면허 운전 관련 포상이 53.7%를 차지했다.
김상기 금감원 보험사기대응단 부국장은 “실손보험 관련 공동 기획조사를 추진하는 등 보험사기 근절에 총력 대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