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로하니 대통령 재선…개혁·개방 힘 받을 가능성 커

입력 2017-05-21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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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의 자유 등 인권 개선도 주목할 점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승리 연설을 했다. 출처 = EPA연합뉴스

이란의 대통령 선거에서 개혁 성향의 중도파인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다. 서구와 경제 협력을 강화하고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겠다고 공언한 로하니 대통령에게 이란 유권자들이 표를 던졌다고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총 57%를 득표하며 압도적인 표 차이로 당선됐다. 사실상 양자대결을 치러 상대 후보인 에브라힘 라이시는 38.5%를 득표했다. 로하니 대통령의 득표율은 2013년 선거에서 51%를 얻은 것보다 6%P 더 높았다.

로하니 대통령은 승리 연설에서 “오늘날 세계는 이란이 극단주의, 폭력과 거리를 두는 길을 선택했음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당선 수락 연설보다 먼저 트위터에 소감을 게시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이란 내부무가 당선을 공식 선언한 지 2시간 반 뒤 “오늘의 승리는 이란 국민의 것이며 선거 공약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썼다. 트위터에 소감을 남긴 것은 개혁·개방 차원에서 표현의 자유를 확대해야 한다는 자신의 노선을 밝히는 상징적인 행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라이시 후보는 성명을 통해 패배를 인정했다. 그는 로하니 정부의 성공을 기원하며 부패와의 전쟁에도 앞서 줄 것을 주문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로하니 대통령은 2015년 7월 미국 등 주요 6개국과의 핵 협상을 이끌어냈다. 이 합의는 경제제재를 해제하는 대가로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중단하는 것이었다. 로하니 대통령은 재선에 성공하면 이란과 관련한 모든 서방 제재를 해제하겠다고 공언했다. 때문에 로하니의 당선으로 이란은 국제 정세에 영향력을 더 크게 미칠 것으로 보인다.

로하니는 여성 인권, 표현의 자유 확대 등을 주장하기 때문에 이란의 인권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극보수 성향의 종교 기관과 대립할 가능성도 크다. 이란은 신정일치 국가다. 대통령보다 종교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래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1인자인 셈이다. 국제위기그룹의 알리 바에스 애널리스트는 “이란의 독특한 정치 체제하에서 로하니의 승리는 곧바로 개혁 개방의 승리로 해석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고지도자 아래에 대통령이 있는 정치 구조상 당장 변화를 일으키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선에 앞서 하메네이 지도자는 두 자리 수 실업률 등을 비판하며 현 정부에 대해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라이시 후보를 공개 지지하지도 않았다.

로하니의 당선은 현재까지 이어져 오던 기존 개방 드라이브가 계속될 것이란 점에서 세계 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란 내에서는 국내 경제를 되살리는 게 가장 시급한 과제로 평가된다. 이란의 청년 실업률은 25%까지 치솟았고 물가상승률은 13%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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