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절로 굽는 허리... '꼬부랑 할머니' 만드는 척추관협착증

입력 2017-05-19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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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다 보면 허리가 굽은 상태로 힘겹게 걸음을 떼는 노인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노화가 척추의 약화에도 영향을 주는 탓에 반듯했던 허리가 나이 들수록 점점 앞으로 숙여지는 것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허리 질환인 척추관협착증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척추관협착증은 말 그대로 척추관에 협착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신경 다발이 통과하는 척추관은 나이가 들수록 공간이 점점 좁아져 내부의 신경을 압박하게 된다. 신경 압박은 곧 통증으로 이어지고 허리는 물론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 발끝에도 통증과 저림 증상이 나타난다.

김훈 세바른병원 원장은 “노화가 주된 원인인 만큼 척추관협착증은 60대 이상에서 주로 발생하는데, 비교적 젊은 층인 30, 40대에서도 흔하게 발병하는 허리디스크와는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남성보다는 여성에게서 발병률이 높으므로 중년 여성이 더욱 주의해야 하는 질환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질환의 주된 증상은 허리와 다리에 나타나는 통증 및 저림이다. 특히 허리보다 다리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은데,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터질 것처럼 붓고 아프기 때문에 척추관협착증 환자는 오랜 시간을 걷거나 서 있을 때 큰 불편을 겪게 된다.

또한, 평소 취하는 자세에 따라 통증의 강도가 달라진다는 특징도 있다. 허리를 뒤로 젖히면 통증이 심해지고, 반대로 허리를 앞으로 숙이면 통증이 가라앉는다. 척추관협착증 환자가 자신도 모르게 구부정한 자세를 취하게 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따라서 60대 이상 노인층에서 심한 다리 통증을 호소하고, 언제부턴가 허리가 자꾸 앞으로 굽는 경우라면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볼 만하다. 더불어 엉덩이 쪽으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느껴지는 것 역시 척추관협착증의 증상 중 하나이므로 참고하는 것이 좋다.

척추관협착증을 치료하는 대표적인 비수술 요법으로는 척추협착 풍선확장술을 들 수 있다. 이는 작은 풍선이 내장되어 있는 카테터를 삽입, 척추관 내부에 위치시킨 뒤 풍선을 부풀려 척추관의 폭을 넓히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단순히 약물을 사용하는 화학적 방법이 아닌, 풍선이라는 매개체를 이용한 물리적 방법으로 척추관 안에 공간을 확보해 눌렸던 신경을 풀어주는 것이 바로 척추협착 풍선확장술의 원리다.

김 원장은 “시술에 쓰이는 카테터는 꼬리뼈를 통해 척추관으로 진입하는데, 지름이 2mm 정도로 매우 가늘어 전신마취가 아닌 부분마취만으로 진행할 수 있다. 시술 시간은 30분 내외로 짧은 편이며, 시술을 받은 후 침상에서 2~3시간 가량 충분히 안정을 취하고 나면 당일 퇴원하여 일상생활로 복귀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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