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자 만난 박현주 회장, 미래에셋 편법 지배구조 대수술 예고

입력 2017-05-18 09:07수정 2017-05-18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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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법 회피 숨겨진 '꼼수'와 진짜 이유는

김상조 한성대 교수가 17일 공정거래위원장으로 내정되면서 금융회사 중에선 미래에셋금융그룹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그동안 김 내정자는 미래에셋의 지배구조가 비 정상적이라고 주장해왔기 때문이다.

미래에셋금융그룹은 비금융계열사 미래에셋컨설팅과 무늬만 캐피탈사인 미래에셋캐피탈 등이 교차돼 사실상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지배구조를 보면 전형적인 모자손자 형태의 그룹이다. 하지만, 박현주 회장이 다 출자한 것이 아니고, 금융계열사의 경우 미래에셋캐피탈을 통해 증권과 생명 등 주력사를 지배하고 그 피지배기업이 다시 계열사에 출자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런 내부 출자를 제외하면 연결 재무지표가 취약해지는 맹점이 지적돼 왔다.

◇ 지주사 회피하는 진짜 이유는..계열사 막대한 자금 때문 = 미래에셋그룹 박현주 회장이 현행 금융지주사법의 맹점을 이용하면 막대한 자금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결 창구는 사실상 그룹 지주 역할을 하고 있는 미래에셋캐피탈이 보유한 미래에셋생명보험 지분으로 분석된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미래에셋캐피탈의 장부상 종속 금융회사의 보유지분 장부가액이 지난해말 기준으로 총자산의 5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미 2015년부터 시작됐다.

현행 금융지주사법은 원칙적으로 금융사의 대차대조표상 국내 금융 자회사의 지분 장부가액이 회사의 총자산의 50%이상일 경우 금융지주사로 전환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미래에셋캐피탈은 금융당국으로부터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고 있다. 이는 금융지주사법 시행령 2조 3항 때문이다. 금융지주사법 2조1항은 금융지주사는 금융업의 영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회사를 대통령령이 정하는 기준에 의해 지배하는 것으로 회사로 규정하고 있다. 또 시행령 2조3항은 예외 조항을 두고 있는데 단독 또는 공정거래법상 특수관계자와 합해 최대출자자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 회사가 소유하는 주식이 공정거래법에서 명시하고 있는 특수관계자가 소유하는 주식보다 적은 경우를 제외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금융지주사는 지배회사에 대한 최다출자자여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미래에셋캐피탈은 미래에셋생명보험에 대해 대차대조표상 종속기업으로 계상하고 있지만 미래에셋대우(19.87%)에 이어 19.01%를 보유한 2대주주다. 이 정도의 지분 차이는 미세 조정이 가능한 수준이다.

따라서 미래에셋캐피탈은 언제든지 지주사 전환 조건에서 미래에셋생명보험 지분 장부가액을 뺄 수 있는 셈이다. 미래에셋캐피탈은 보유한 국내 금융 자회사의 지분 장부가액이 지난해말 기준으로 1조이며 회사 총자산 2조1702억원의 46%에 불과해 지주사 전환 의무가 없다.

특히 이 조항은 미래에셋캐피탈의 고액 배당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만들어 낸다. 상장사인 미래에셋생명보험의 주가가 상승할 경우 미래에셋캐피탈이 보유한 지분 평가차익으로 잡히면서 자본계정에 쌓이게 된다. 이런 현상이 지속할 경우 이익잉여금을 통한 주주 배당 여력을 크게 만드는 결과로 이어지는 셈이다. 금융지주사법이 금융복합그룹의 총수에게 손쉽게 지주사 기준을 벗어나게 하면서 지주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까지 챙겨주는 것이다.

금융당국내 보험 감독쪽에선 수년 전부터 이런 편법적 구조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이렇게 되면 생보사의 재정 건전성 등에 문제가 생길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영역의 감독국에서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내리면서 직접적인 제재는 없었다.

◇ 미래에셋 지주사 전환 불가피할 듯 = 김상조 내정자는 미래에셋그룹이 사실상의 지주사이면서도 법망을 피하는 비정상적인 지배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지적해왔다. 그는 금융복합그룹의 자본적격성 통합관리감독과 관련해 공정거래법상 대기업집단의 ‘사실상 지배’ 개념 도입을 오래전부터 주장해 왔다. 현행 연결재무제표 대상 기업의 경우 지주회사가 아닌 다른 형태의 출자구조로 형성된 그룹이 금융감독 대상에서 제외되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금융복합그룹 감독대상에 KB·신한·하나금융 등 은행그룹 이외에도 미래에셋그룹 등의 금융전업그룹을 포함하자는 것이다.

김 내정자는 미래에셋 박 회장에게 날이 선 비판도 이어왔다. 김 내정자는 미래에셋이 대우증권을 인수하는 과정을 두고 “금융과 산업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그룹이지만 지배구조는 취약하다"며 "박 회장은 강화된 지배구조부터 갖춰야 한다"고 꼬집었다.

특히 김 내정자는 회사가 유용을 쉽게 할 수 있는 지배구조에 대해 강한 비판과 지적을 해온 만큼 대기업집단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날선 정책을 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지주사는 그룹의 성장 과정에서 오히려 바람직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현재의 지배구조가 복잡하지 않기 때문에 관련 정책변화와 법률 개정이 이뤄지면 신속하게 대응을 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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