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할 수 있다”… 희망이 우리를 웃음 짓게 합니다

입력 2017-05-16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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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문턱 낮춘 서울재활병원

▲태어나자마자 호흡 곤란으로 인큐베이터에서 3개월을 보낸 15살 양현수(가명)군이 강직성 뇌성마비 치료를 위해 로봇보행훈련 기기 로코맷(Lokomat)의 도움을 받고 있다.
‘다시 활동하다’라는 뜻의 재활(再活). 의지가 강한 사람도 전문적인 지식과 도움 없이 해내기 힘든 과정이다. 특히 장애가 있다면 그 문턱은 더 높아진다. 여기에 병이나 상처를 다스려 낫게 하는 ‘치료(治療)’의 의미를 더하면 어떨까?

전문 재활병원이 많지 않았던 1998년, 사회복지법인 엔젤스헤이븐은 장애를 가진 이웃을 위한 서울재활병원을 설립했다.

▲강직성 양측마비성 뇌성마비 판정을 받은 유진(가명)양이 치료사와 함께 밝게 웃으며 물리치료를 받고 있다.
이후 서울재활병원은 국내 병원 최초로 장애아동들을 위한 로봇보행시스템, 심리안정치료실인 스노즐렌(Snoezelen), 감각 통합치료실 등을 도입하며 재활병원의 롤모델로 성장했다.

재활치료는 크게 4가지로 나뉜다. 치료사가 환자의 운동기능을 회복하고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운동치료’, 일상생활에 필요한 동작을 연습하는 ‘작업치료’, 의사소통을 위한 훈련인 ‘언어치료’, 재활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인지와 심리문제를 최소화해 사회구성원으로 적응하기 위한 ‘재활심리치료’다.

▲뇌병변 1급 장애 판정을 받은 장태수(가명)군이 알파벳을 익히는 시·지각인지 치료를 받고 있다.
아이들의 울먹이는 소리로 가득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소아재활치료실에는 치료사와 아이들이 놀이를 하듯 한걸음, 한걸음 내딛고 있었다.

야구심판이 꿈인 14살 장태수(가명)는 뇌병변1급 중증장애청소년이다. 2015년에는 학업을 중단한 채 고관절 수술을 받았고 현재 서울재활병원에서 물리, 작업, 심리, 전산화인지 등 다양한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태수의 어머니는 “수술 이후 움직이는 것조차 힘들었지만 재활치료를 받으며 일상생활이 가능해졌다”며 “자존감과 사회성까지 높아져 곧 다시 학업을 시작할 예정이다”고 기뻐했다.

소아작업치료팀 근무 4년차인 정현주 치료사(26세)는 처음 입사해 치료한 환아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회상했다. 엄마 뱃속에서 30주 만에 세상 밖으로 나온 민지(가명)는 뇌성마비를 안고 태어났다. 민지는 18개월에 정 치료사와 만나 5살이 된 지금까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정 치료사는 “활짝 웃으며 걸어오는 모습을 보면 내가 키운 것처럼 엄마의 마음이 생긴다”며 “아이들이 밝고 건강하게 커가는 것을 보며 힘들지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서울재활병원은 지난해 기준 영유아 3만여 건, 아동 9300여 건, 청소년 8500여 건, 성인 9000여 건, 중장년 2만8000여 건, 노년 1만8000여 건 등 총 10만여 건이 넘는 치료를 하고 있다.

이지선 서울재활병원장은 “장애 때문에 사회와 가정으로부터 단절된 이들을 위해 병원이 다리역할을 해야 한다”며 “이웃의 연약함을 돌아볼 여유가 없는 세상에 서울재활병원이 빛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여러 대의 휠체어가 물리치료실 앞에서 재활치료 중인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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