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수·강재현·한이봉·조재연 변호사 등 4명 추천
대한변호사협회가 지난 2월 퇴임한 이상훈 전 대법관 후임으로 김선수(56·사법연수원 17기) 변호사 등 4명을 추천했다. 후보명단이 심사 이전에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한변협(회장 김현)은 김 변호사를 비롯해 강재현(57·연수원 16기), 한이봉(53·연수원 18기), 조재연(61·연수원 12기) 변호사 등 4명을 대법관으로 추천한다고 12일 밝혔다.
김선수 변호사는 노동법률 전문가로 유명하다. 27회 사법시험을 수석합격한 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회장과 대통령비서실 사법개혁 담당비서관 등을 역임했다. <사법개혁 리포트>, <노동을 변호하다>, <통합진보당 해산결정, 무엇이 문제인가> 등의 저서를 펴내기도 했다.
경남 마산 출신인 강재현 변호사는 1987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뒤 경남지역에서 주로 활동해왔다. 창원지방변호사회 회장, 경남지방노동위원회 공익심판위원 등을 지냈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변론으로 변호사들의 신망이 두텁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이봉 변호사는 미국 변호사 자격증을 보유한 국제 전문가다. 일본 법률사무소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으며, 1999년부터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근무해왔다. 인터파크 사외이사, 환경부·기획재정부 고문변호사를 맡고 있다.
조재연 변호사는 법무법인 대륙아주 대표변호사로 변협 내 장애인법률지원변호사단으로 공익활동에 힘쓰고 있다. 은행원 생활을 하다가 22회 사법시험에 수석합격한 뒤 판사로 11년간 재직한 이력이 있다. 김선수·강재현·조재연 변호사는 이전 대법관 후보에도 추천된 바 있다.
변협은 전체 회원을 대상으로 후보를 추천받아 지난달 법관추천위원회를 열고 4명을 추려냈다. 박병대 대법관 후임 명단은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대법관 후보명단이 사전에 공개되지 않은 것은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 규칙 때문이다. 이 규칙 8조에 따르면 법관 후보를 공개적으로 천거하는게 금지되고, 이 경우 심사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다. 심사에 부당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하지만 변협은 후보명단을 사전에 공개할 수 있도록 이 규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있다. 변협 관계자는 "대법관 인선에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밀실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대법원 관계자는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 규칙에 천거는 비공개로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경쟁적 공개 추천으로 개인의 능력과 자질보다는 정치적, 사회적 영향력이 크고 여론을 주도하는 단체의 천거가 대법관 제청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법원은 오는 22일까지 이 전 대법관 후임과 함께 다음달 1일자로 임기가 종료되는 박병대 대법관 후임도 함께 추천받는다. 대법관 자격은 법조 경력 20년 이상의 법조인이며 45세 이상이다. 천거기간이 끝나면 대법원은 추천을 받은 사람 중 심사 동의자에 한해 검증에 들어간다. 이후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최종 후보가 선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