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 개막] 美·中·日 외교채널 복원한 文… ‘4强 특사’ 시동

입력 2017-05-12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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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사드·위안부 해결 실마리…美 홍석현·中 박병석·러 송영길·日 문희상 특사 내정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미·중·일 3개국 정상과 연쇄 전화통화를 하며 멈춰섰던 정상외교를 재가동했다. ‘코리아 패싱’(한반도 관련 논의에서 한국이 배제되는 상황)이라는 신조어가 나돌 정도로 우려가 컸던 탄핵 국면 5개월간의 정상외교 공백에도 종지부가 찍혔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을 둘러싼 갈등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문 대통령은 취임 첫날과 둘째날인 10~11일 이틀에 걸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전화회담을 잇달아 진행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로 불안해진 한반도 정세를 감안할 때 이들 3개국 정상과 통화는 단순한 ‘당선 축하’ 차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북핵 문제에서 긴밀히 협력하고 굳건한 한미동맹을 확인하는 등 한미관계의 총론에 이견이 없음을 확인한 점은 한국외교 ‘재건’을 향해 신호탄을 쏘아올린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두 정상은 이른 시일 내에 미국서 정상회담을 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각각 특사 대표단과 고위 자문단을 상대국에 파견키로 한 점은 여기서 한발 더 진전된 성과다. 한미 FTA 재협상 문제를 실질적인 논의 테이블에 올릴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과의 통화에서는 "북핵 문제 해결은 포괄적·단계적으로 하고, 압박·제재와 협상을 병행해야 한다"는 뜻을 전했다. 시 주석은 주한미군 사드 배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고 이에 문 대통령은 "중국의 관심과 우려를 잘 안다"면서 "양국 간 소통이 조속히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말해 시 주석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중국 과의 사드 갈등 문제극복을 위한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아베 일본 총리의 통화에서도 북한 문제에 대한 긴밀한 연대와 조기 정상회담 개최에 의견이 모아졌다. 그러나 위안부 합의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국민 대다수가 위안부 합의를 수용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세균 전 통일부 장관은 이날 라디오방송에서 “외교에서 ‘국민 여론’이라는 것은 상대방을 압박하는 유력한 카드”라면서 “아베 총리의 덫에 잘 대응한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정상외교에 시동을 걸면서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4강에 파견할 특사를 모두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특사에는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 중국 특사에는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일본 특사에는 문희상 민주당 의원, 러시아 특사에는 송영길 민주당 의원이 물망에 오른다.

문 대통령은 위중한 한반도 외교·안보 상황이 위중한 상황에서 정상회담을 준비하고 현안별 대책을 강구하기 위해 청와대 외교·안보 진용과 관련 부처 장관 인선을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비서실 진용을 대략 갖추고 조직 개편 이 마무리된 만큼 안보실 인선을 서둘러 외교안보 공백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초대 안보실장에는 문 대통령 후보 시절 외교자문단 단장을 맡은 정의용 전 주 제네바 대표부 대사와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대북·대미정책에 관여해온 문정인 연세대 교수, 김기정 연세대 행정대학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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