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수 회장, 중동지역 출장 통해 성과 이뤄내나
국내 최대 가전제품 유통사인 하이마트를 유진기업이 인수하게 됨에 따라 GS그룹이 관심을 보이던 기업 인수합병(M&A) 1차전부터 고배(苦杯)를 마시게 됐다.
허 회장은 지난 달 23일 제주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M&A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내비치며, 현대오일뱅크ㆍ대우조선해양ㆍ하이마트ㆍ해외 엔지니어링 회사 등 4곳에 대해 관심이 있다는 뜻을 나타냈다.
하지만 GS그룹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4곳 중 '하이마트'의 주인이 유진그룹으로 바뀌게 됨에 따라 재계 일각에서는 허 회장의 M&A에 대한 의지와 성과의 차이가 다시 한 번 나타났다는 회의적인 시각이 나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하이마트 인수전에서는 GS측이 유진쪽보다 인수금액을 더 많이 불렀지만, 결국 고용승계를 포함한 구조조정 문제나 향후 하이마트 발전계획 등에서 유진그룹쪽보다 낮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하이마트 인수를 예로 보면, M&A의 가장 중요한 요소가 인수대금인 것임에는 분명하지만 인수기업의 장기적인 발전전략을 제시하지 못한 GS측이 커다란 실수를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이마트 인수 실패에 따라 현재 GS그룹이 M&A 대상으로 추진 중인 곳은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오일뱅크, 그리고 허 회장이 직접 언급한 해외엔지니어링 회사 등으로 줄어들게 됐다.
이에 따라 이번 주중에 중동출장을 계획 중인 허 회장의 행보에 더욱 많은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허 회장은 지난 달 "내년 사업 계획을 세우면서 석유화학(플랜트 시공 엔지니어링 회사)쪽으로 대상을 찾아보라고 직접 지시했다"고 말하는 등 이번 중동지역 출장이 M&A 추진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편, 업계 관계자는 "GS그룹이 하이마트 인수에 실패했지만, 이에 따라 다른 기업 M&A에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을 추가로 확보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며 "아울러 이번 실패를 타산지석(他山之石)의 교훈으로 삼는다면 남은 M&A에서 성과를 보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