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무역 흑자 감소 지속…“한미 FTA 폐기시 미국 손해”

입력 2017-05-02 10:59수정 2017-05-02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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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어깃장 놓는 한미FTA 손익 계산해보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내고 있지만, 핵심 근거인 미국의 대(對)한국 무역수지 적자규모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우리 정부는 오히려 한미 FTA를 폐기하면 미국의 적자 규모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한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대미 무역수지 흑자는 한미 FTA 발효일(2012년 3월 15일) 이전인 2011년(116억 달러)과 비교할 때 지난해 233억 달러로 2배 가량 늘었다. 무역수지는 상품을 수출ㆍ수입하면서 오간 대금을 집계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가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 일자리가 감소한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서비스 수지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지적재산권 사용료 지급이 크게 늘면서 서비스 수지에서는 미국의 흑자 폭이 FTA 발효 후 평균 10.8% 증가했다.

상품의 경우에도 대미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는 게 우리 정부의 설명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232억5000만 달러로 1년 전(258억1000만 달러)보다 25억 달러 줄었다.

또한, 올해 들어 4월까지 우리나라 대미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60억3100만 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91억5000만 달러)보다 31억1900만 달러(34.0%)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대미무역 흑자의 감소는 한미 FTA 재협상 등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압박에 대응해 미국 수출 의존도를 줄이려는 노력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수출은 소폭 감소한 반면 수입은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올 들어 4월까지 대미 수출은 225억2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3% 줄었지만 대미 수입은 164억8900만 달러로 22.5%나 증가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반도체 제조용 장비와 일반기계, 농수산물, 항공기를 중심으로 수입이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산업부는 한미 FTA가 파기될 경우 오히려 미국에 더 큰 손해가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FTA 체결이 안 된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 사이에 적용되는 관세율인 ‘최혜국대우(MFN)’가 한국이 높기 때문에 미국 기업이 우리나라에 수출 할 때 관세부담이 더 커진다는 설명이다. 즉, 한미 FTA 파기시 미국의 무역수지는 더욱 악화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채희봉 무역투자실장은 “한미 FTA가 파기될 경우 WTO 규정에 따라 양국은 상대방에게 최혜국 관세를 부과해야 하는데 업종별로 한국이 4~9% 수준이고, 미국은 1.5~4%라면서 미국이 한국에 수출할 때 더욱 관세가 높아지기 때문에 미국의 무역수지가 그만큼 악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통상 압박이 거세지면서 산업부는 대미 통상대책회의 등을 잇달아 열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정부는 최근 미국이 발표한 일련의 행정명령에서 강조하는 대한 무역적자 분석의 경우 이미 구성된 ‘무역적자분석대응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집중 대응한다고 밝혔다. 철강 분야 수입규제에 대해서는 수입규제 대응 TF를 확대해 대응하기로 했다.

주형환 산업부 장관은 “정부는 한미 FTA 재협상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철저히 준비해 왔다”며 “앞으로도 범부처적으로 철저하고 의연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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