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사 '갑질 논란', 이번에는 델타항공…"불가피한 조치" VS "너무하다"

입력 2017-04-27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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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델타항공 페이스북)

최근 미국 항공사들이 복장 불량, 오버부킹 등을 이유로 승객을 무력으로 비행기에서 끌어내려 공분을 산 가운데 이번에는 델타항공이 이륙 전 화장실을 다녀온 흑인 남성을 강제로 내리게 해 도마 위에 올랐다.

26일(이하 현지시간) USA투데이에 따르면 한 흑인 남성이 이륙하려던 여객기 내에서 소변이 급해 화장실을 다녀왔다는 이유로 기내에서 쫓겨났다.

이 남성은 18일 조지아 주 애틀랜타에서 위스컨신 주 밀워키공항으로 가는 델타항공 여객기에 탑승했다. 이륙 전 갑자기 소변이 마려워 기내 화장실로 향한 남성은 "화장실을 이용하면 이륙할 수 없으니 조금만 참아달라"는 승무원의 요구로 다시 착석했다.

하지만 여객기는 활주로로 진입하지 않은 대기 상태가 계속됐고 남성은 참을 수 없을 만큼 급해져 볼일을 봤다.

그때 기장이 나타나 "신사 숙녀 여러분, 죄송하지만 비행기는 게이트로 되돌아가 승객 1명을 내리게 해야 한다"고 말했고, 승무원 2명이 해당 남성에게 다가가 "짐을 싸서 비행기에서 내리라"고 말했다. 남성은 해명했지만 거절당했다.

남성은 비행기에서 내린 후 게이트에서 연방수사국(FBI) 요원에게 조사까지 받았다.

게다가 델타항공으로부터 돌려받은 항공권 비용 일부보다 세 배를 더 주고 워크업 항공권(예약 없이 즉석에서 구입한 티켓)을 사야 했다. 수하물 역시 밀워키 공항으로 가서 찾아야 했다.

이 남성이 기내에서 쫓겨날 당시 인근에 앉아 있던 한 변호사는 "남성이 쫓겨난 것은 그의 검은 피부색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다시는 델타항공을 타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으로 델타항공에 보내는 장문의 편지를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사건은 빠르게 전해졌다.

델타항공 측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은 기내 안전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였다"며 "우리 승무원들은 승객 안전을 위해 노력하며 숙련된 경험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네티즌들의 반응도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델타항공 승무원들, 승객들에게 불친절하고 고압적인 태도를 보일 때가 많다", "델타항공 소속 항공기는 이륙 전 화장실 가면 안전에 문제가 생기는 비행기구나" 등 "너무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반면 또다른 네티즌들은 "당사자한테는 안됐지만 9·11 테러 후 항공법이 상당히 강화됐다. 이륙 전후에는 승객은 반드시 착석하고 안전벨트를 매야 한다", "백인 승객이었어도 똑같이 대응했을 것" 등 델타항공의 조치가 적절했으며 불가피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달 초 미 유나이티드항공은 사측 전산 오류로 정원을 초과해 항공권을 판매한 '오버부킹'으로 비행기가 출발할 수 없게 되자 물리력을 동원해 베트남계 미국인 의사를 강제로 끌어내리게 하면서 논란이 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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