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꿈꾸지 마라…‘플라잉카 시대’ 첫 테이프 끊은 래리 페이지

입력 2017-04-25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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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공동 창립자 래리 페이지 최고경영자(CEO). 출처 = 구글

마침내 꿈이 현실이 됐다. 구글의 공동창업자인 래리 페이지 알파벳 최고경영자(CEO)가 하늘을 나는 자동차, 이른바 ‘플라잉 카(flying car)’ 시대의 첫 테이프를 끊었다. 우버, 에어버스 등이 ‘날으는 자동차’ 사업에 뛰어든 상황에서 페이지가 플라잉카 시대의 첫 포문을 열어젖혔다는 평가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페이지 CEO은 1년 전 투자한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키티호크와 공동으로 진행한 플라잉카 프로젝트를 24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영상을 통해 공개된 플라잉카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북쪽으로 100마일(160km) 가량 떨어진 호수 위를 약 5분간 날아다닌다. 마치 제트스키를 연상케 하는 이 차는 8개의 작은 프로펠러가 공중으로 기체를 띄우는 동력을 낸다. 프로펠러는 건전지로 작동한다.

키티호크는 늦어도 연말쯤에는 플라잉카를 판매할 계획이다. 가격은 아직 책정되지 않았다. 다만 키티호크 측은 올 하반기에 100달러를 내고 체험해 보는 행사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또 시범 운행 참가자에게는 책정될 가격에서 2000달러를 할인해줄 방침이다.

▲래리 페이지 CEO가 투자한 키티호크의 플라잉카. 출처 = CNN머니 캡쳐 화면

키티호크는 2013년 실리콘밸리에 문을 열었다. 주목을 받은 건 작년부터다. 페이지 CEO와 구글X 연구소의 창립 이사인 세바스찬 룬 엔지니어가 이 회사에 투자하면서 큰 관심 끌었다. 페이지는 성명을 통해 “우리 모두 날고 싶은 꿈이 있다”며 “빠르고 작동이 쉬운 개인용 플라잉카를 키티호크에서 구현하게 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이날 플라잉카를 운전한 카메론 로버트슨 엔지니어는 조이스틱 두 개만을 사용해서 5분 동안 호수 위를 날았다. 물 위에서 약 15피트(약 4.5m) 떠올라 큰 원을 그리며 호수를 돌았다. 로버트슨은 “사람들이 막연히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상상했던 것보다 더 흥미로운 플라잉카가 되길 바란다”며 “이 차는 우리의 미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플라잉카 사업에 뛰어든 것은 구글의 페이지 CEO뿐만이 아니다. 항공기 제작업체인 에어버스, 차량공유업체인 우버, 심지어 두바이 정부까지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개발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회사마다 접근 방식은 다양하지만 공통적인 난제가 하나 있다고 NYT는 분석했다. 바로 플라잉카를 일상 생활에서 충분히 이용할 수 있다는 인식이다. 아직 대중들은 도시 곳곳에서 플라잉카를 조종할 수 있다고 믿지 않는다. 따라서 가장 큰 과제는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구현하는 게 미친 짓이 아니라는 것을 대중을 향해 설득하는 것이다.

기술적인 한계도 넘어야 할 산이다. 가장 큰 문제는 배터리다. 현재로서는 건전지만으로 사람들이 기대하는 만큼 오랜 시간을 비행할 수 없다. 예컨대 50km 거리의 통근이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듀크대학교의 인간·자율연구소의 미시 커밍스 소장은 “비관주의자가 되고 싶지 않지만, 휴대전화 배터리도 폭발하는 때에 플라잉카를 배터리로 작동시키는 것은 어렵다고 본다”며 “휴대폰 배터리가 폭발할까봐 비행기에 갖고 타지도 못하는 시대 아니냐”고 설명했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 컴퓨터·인간지능연구소의 존 레오나드 엔지니어는 “실리콘밸리는 매우 똑똑한 사람들이 있는 곳이지만 중력의 법칙까지 거스를 수는 없다”며 “중력은 무서운 적이다”라고 경고했다. 그는 “긴급할 때 지상의 도로를 끌어 당길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추락 위험을 강조했다.

정부 규제도 장애물로 남아있다. 키티호크 측은 미 연방항공청(FAA)으로부터 운행 승인을 받았다고 했지만 드론 상용화도 규제 장벽에 부딪힌 상황이기 때문에 새로운 항공 교통 제어 시스템이 필요하다. 플라잉카가 상용화되면 그에 맞는 새로운 교통법이 필요할 것이라는 얘기다.

한편 우버는 25일 미국 댈러스에서 열리는 행사에서 ‘도시의 기동성에 대한 비전’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공중부양 차량에 대한 사업 방향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에어버스는 지난달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국제모터쇼에서 ‘팝업’이라는 이름의 하이브로드 드론을 선보였다. 자율주행자동차가 드론으로 변신해 하늘을 날아다닌다는 개념이다. 구체적인 출시 시점은 미정이나 곧 시범 비행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바이 정부는 중국 기업인 이행(EHang)과 올해 7월 자율 비행 택시를 시범 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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