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29일(현지시간) 취임 100일을 앞두고 시행된 여론조사에서 역대급으로 낮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트럼프는 1950년대 이후 역대 미국 대통령 중 허니문 기간에 최저 지지율을 기록한 대통령이 됐다고 2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과 미 방송사 NBC가 지난 17~20일까지 성인 남녀 900명을 대상으로 한 전화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40%,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54%로 나타났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지난 2월 말 NBC 조사 결과보다 4%P 더 높아진 것이다. 동시에 1952년 취임한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이후 허니문 기간에 최저 지지율을 기록한 대통령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을 제외하고 취임 100일 내에 50% 미만의 지지율을 기록한 대통령은 1974년 취임한 제럴드 포드 대통령이 유일하다. 그는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사임하고 나서 취임해 48%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트럼프는 특히 무당파의 지지를 크게 잃은 것으로 드러났다. 무당파 중 ‘지지하지 않는다’는 비율은 54%, ‘지지한다’는 응답은 30%를 나타냈다. 이전 조사보다 무당파에서 지지하지 않는다는 비율은 9%p 상승했다.
취임 이후 지금까지 직무 수행 면에서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35%로 나타났다. 8년 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같은 시기, 같은 질문에 54%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20%P가량 낮은 수치다.
대통령의 경제 운영에 대해 반대한다는 응답은 46%로 찬성 44%보다 높게 기록됐다. 트럼프는 취임 이후 백악관에 수십 명의 기업 간부들을 초청했고, 기업에 직접 일자리 창출을 하라고 압박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자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항상 가짜뉴스의 영향을 받아 내게 부정적인 여론조사가 나왔던 것을 고려하면 오늘 나온 조사는 비교적 좋은 편”이라고 자찬했다. 이날 ABC뉴스와 워싱턴포스트(WP)도 여론조사를 발표했는데 여기서도 국정 운영을 지지한다는 비율은 42%에 그쳤다. 그런데 트럼프는 “ABC뉴스/WP 여론조사(선거에서는 크게 틀렸던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부분 내게 던진 표를 유지하며 53%가 나를 강력한 지도자라고 했다”고 썼다. 실제 해당 항목의 설문 결과인 것은 맞으나 트럼프는 지지율이 낮게 나온 것은 애써 무시하며 자신에게 유리한 부분만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