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대비 2.4% 올라
터키 리라화 가치가 대통령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의 개헌안이 국민투표에 의해 가결된 직후 급등했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개헌안 국민투표 결과가 나오자 리라화는 달러 대비 2.4% 급등했다. 이는 지난 1월 30일 이후 가장 큰 상승률이다. 개헌안이 가결돼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면에서 시장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앞서 국민투표 이후 리라화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UBS의 마니크 나라인 애널리스트는 “리라화가 다음 달까지 2~3% 상승할 수 있다”며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랜드화나 인도의 루피화보다 더 오를 수 있다”고 국민 투표 전 투자노트에서 밝혔다.
코메르츠방크의 타타 고스 이코노미스트는 “달러당 3.6리라 이하로 내려올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리라화 가치의 상승은 오랫동안 계속될 것 같진 않다”고 밝혔다. 그는 “터키가 직면한 더 큰 정치적 도전, 즉 미국, 러시아 등과의 관계, 유럽연합(EU)과의 관계와 관련해 초점이 다시 맞춰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제 시장은 터키 중앙은행(CBRT)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투르크이코노미방카시의 에르킨 아이식 애널리스트는 “리라화에 가해졌던 하락 압력이 완화되면서 26일로 예정된 중앙은행 회의에 관심이 쏠릴 것”이라고 밝혔다. 리라화는 신흥시장 중에서도 큰 변동성을 보이는 화폐 중 하나다.
한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 정치 체제를 ‘제왕적 대통령제’로 바꾸는 개헌안이 국민투표에서 통과되면서 장기 집권의 길을 열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급등하는 터키 물가를 잡을 카드를 내놓을지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