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수출 5개월째 증가세 낙관…반도체·석화 제외땐 증가율 미미
12일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잠정)은 전년 동월대비 13.7% 증가한 488억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와 석유화학 등 주력품목의 수출 호조로 66개월 만에 3달 연속 두 자릿수 증가세다.
이에 올해 1분기 수출은 1323억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4.9% 증가했다. 2011년 3분기 이후 22분기 만에 가장 높은 증가폭이다. 수출은 지난해 11월부터 5개월 연속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2월 광공업 생산은 기저효과와 반도체 생산 조정 등으로 전월보다 3.4% 감소했지만, 1~2월 전체로는 전년 동기대비 1.9% 늘었다. 서비스업 생산은 소매판매 증가에 따른 도소매업 호조, 주식거래 증가 등 금융 보험업 개선 등으로 4개월 연속 증가했다.
설비투자는 전월보다 8.9% 줄었지만, 1~2월 전체로는 3.0% 늘었다. 건설투자는 민간 주택건설 호조, 사회간접자본(SOC) 집행 본격화 등으로 반등하며 전월보다 7.8% 증가했다.
2월 소매판매는 승용차 등 내구재, 의복 등 준내구재, 화장품 등 비내구재 판매가 모두 증가하며 전달보다 3.2% 늘었다. 4개월 만에 반등한 것으로, 전년 동월보다는 0.5% 증가한 수치다.
소비자심리지수는 96.7로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높았다. 이같은 호조세에 정부는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전날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반도체 생산현장을 방문해 “수출과 생산, 투자가 동반 회복세를 보이는 등 1분기 경기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반도체 수출이 1분기 사상 최고 실적인 202억 달러를 기록해 우리 경제 회복세에 기여하고 있다”며“반도체 수출이 다른 부문의 수출로 확산돼 본격적인 경기 회복을 견인하는 역할을 해 달라”고 기대했다.
반면 시장의 반응은 아직 냉랭하다. 반도체와 석유화학 등 특수를 누린 제품을 제외하면 수출 증가율이 미미하고, 이마저도 지난해 마이너스 실적의 기저효과란 분석이다.
특히 제조업 평균 가동률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아 반도체 특수가 전체 산업으로 퍼지긴 어렵다는 관측이다. 2월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0.9%로 전월대비 3.3%포인트 떨어졌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세계 경제가 점차 회복되면서 수출 여건도 개선되고 있지만, 제조업 가동률이 정체돼 있어 아직까지 경기 회복세가 완만한 것으로 판단했다. KDI는 제조업 가동률이 70%대의 낮은 수준에 머물러, 반도체 부문을 중심으로 한 경기 회복세가 제조업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