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명재 HK 대표 “한눈 팔면 큰일나는 게 제조업…R&D에 지속 투자하며 긴장 늦추지 않죠”

입력 2017-04-10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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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계명재 에이치케이 대표가 화성시 에이치케이 생산장에서 회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중소기업중앙회)

“한눈 팔면 큰일 나는 게 제조업입니다. 지금도 항상 위기의식을 가지고 R&D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지난 7일 경기도 화성시 사옥에서 만난 계명재 에이치케이(HK) 대표가 회사를 소개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지난 27년간 레이저 기계로 한우물만 파온 에이치케이는 여러 차례의 위기를 이겨내고 종업원 수 147명에 매출 521억 원의 탄탄한 강소기업으로 성장했다. 회사 매출의 약 40%가 수출에서 발생하며 국내 시장점유율은 단연 1위다. 에이치케이가 만드는 레이저 가공기계 ‘파이버 레이저’는 알루미늄, 구리, 스테인리스 등 다양한 소재의 1~25mm 사이 평평하고 얇은 철판을 1차 가공할 때 사용된다. 자동차나 조선업을 비롯해 다양한 업종의 제조업계에는 필수적인 장비다.

성장의 배경에는 끊임없는 기술 개발과 혁신이 있다. 150여 명에 달하는 전체 직원의 약 70%가 엔지니어다. 사옥 1층의 두 생산장 위층에 있는 기계연구소를 중심으로 이들 우수한 인력들이 매년 출력과 속도를 높인 신제품을 개발해내고 있다. 신제품은 수많은 기업의 생산성도 덩달아 높이기 때문에 산업 전체적으로도 중요하다. 계 대표는 “예산이 없어서 못해본 적은 없다. 직원들이 개발하고자 하는 건 전적으로 지원한다”고 단언하면서 “에이치케이의 기술력은 오늘날 독일, 스위스, 일본 등 선진국과 자웅을 겨룰 정도로 성장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저가에 물량을 푸는 중국 경쟁자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에 경계를 늦출 수 없다. 계 대표는 “최근 한 중국 업체가 저가를 내세우며 등장했다”며 “중국이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장비 수요가 많은 시장인데, 우리가 4억 원에 팔면 그 중국 업체는 반값에 팔아버리기 때문에 지난 2~3년간 중국 시장에 일 년에 대여섯대밖에 못 팔았다”고 말했다. 이런 저가 공세에 에이치케이는 자사의 장비를 오래 쓰면서 신뢰가 쌓인 고객사들의 대체 수요를 공략하면서 대응하고 있다. 생산장 한쪽에는 쓰던 장비를 처분하고 신제품으로 대체하려는 고객사의 수요에 맞춰 중고 장비를 사서 재가공하는 라인도 마련돼 있다.

사업 과정에서 가장 큰 애로사항에 대해 묻자 계 대표는 국내 환경이 기술 개발 의지가 있는 기업을 제대로 뒷받침해주지 못하는 점을 꼽았다. 그는 “기업이 기술 경쟁력을 가지려면 기업 혼자로는 어렵다. 한국은 산업간, 산학연간 네트워크 등 기술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게 가장 큰 아쉬움”이라고 했다. 이어 “독일은 자체 기술로는 개발하기 어렵거나 부수적인 부분을 개발할 때 아웃소싱할 외부 기업이 많다. 기업은 비용을 절감하고 다른 기업과 함께 성장할 수 있다”며 “반면 국내엔 이런 협업이 이뤄지기 어렵다. 국내 대학이나 연구소에서도 산업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실제적 연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늘 위기라고 생각하면서 살고 있다”는 그는 “올해는 특수애플리케이션 분야를 집중해서 개발해나갈 계획”이라고 귀띔하며 “27년 동안 무모할 정도로 한 길만 걸어온 집념을 앞으로도 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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