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3일 문재인 전 대표를 대선 후보로 선출한 데 이어 국민의당도 4일 안철수 전 대표를 대선 후보로 선출하면 5당 후보가 최종 확정된다. 민주당은 ‘대세론’을 등에 업은 문재인 전 대표가, 국민의당은 ‘안풍’을 몰고 있는 안철수 전 대표가 본선에 나선다. 자유한국당은 홍준표 경남도지사, 바른정당은 유승민 의원, 정의당은 심상정 대표가 대권 출사표를 던졌다. 최근 여론조사를 종합해보면 대선 판세는 ‘2강(문·안) 3약(홍·유·심)’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다자구도 속 양자대결이 가능할지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문 전 대표는 4일 국립현충원 방문으로 첫 행보를 시작했다. 문 전 대표는 이승만·박정희·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 묘역을 차례대로 참배한 뒤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의원들에게 당선 인사를 했다. 오후에는 김해 봉하마을로 이동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예방한다.
기존 ‘문재인 캠프’는 당을 중심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문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당 중심의 선거를 치를 것이라는 말을 여러 번 했다”며 “민주당 선대위가 구심이 될 것이고, 인물 영입은 광폭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통합형 캠프’를 만들어 잡음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중앙선대위원장은 문 전 대표가 당 대표 및 최고위원회와 협의해 임명한다. 상임선대위원장은 추미애 대표가 당연직으로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문 전 대표는 본격적인 대권레이스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안풍’이 심상치 않다. 안 전 대표는 한국갤럽이 지난달 28∼30일 전국 유권자 1010명을 대상으로 한 ‘5자 대결’ 여론조사에서 29%를 기록하며 문 전 대표를 바짝 쫓고 있다. 민주당 안희정 충남지사를 지지했던 중도층과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TK(대구·경북) 50~60대 등 보수 표심이 안 전 대표에게 쏠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문 전 대표는 안 전 대표와 양자대결 가능성에 대해 “저와 안철수 후보를 양자구도라고 생각하는 것은 국민의당뿐 아니라 구여권 정당과 함께 연대하는 단일후보가 된다는 뜻”이라며 “별로 있음직한 일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많은 국민들이 정권교체를 열망하고 있는데 적폐세력과 함께한다면 국민들이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민주당에서는 우리가 소위 박근혜 세력과 연대할 것이라고 얘기하면서 안 후보와 구여권의 연대다, 이런 식으로 몰아가고 있는데, 그만큼 자신이 없는 것”이라면서 “안 후보나 당 대표는 ‘어떠한 경우에도 구여권과 연대는 없다’ 이렇게 끊고 있는데, 이것을 자꾸 그런 구상과 구도로 몰아가는 것은 그만큼 문 후보가 자신 없고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은 문 전 대표와의 일대일 구도를 강조하고 있다. 안 전 대표가 유일한 문재인 대항마라는 점을 부각해 중도·보수층이 차선의 후보에게 투표하는 ‘전략적 선택’을 유도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런 가운데 ‘완주’ 의사를 밝힌 구여권 대선후보인 홍 지사와 유 의원은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홍 지사는 막말 논란, 성완종 리스트로 인한 도덕성 논란에 발목이 잡혔고, 유 의원은 TK에서 배신자 공격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