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우병우(50·사법연수원 19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다시 불러 조사하기로 했다. SK에 이어 롯데 고위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3일 2014년 세월호 수사 당시 실무 책임자였던 윤대진(53· 25기) 부산지검 2차장검사(당시 광주지검 형사2부장)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우 전 수석은 세월호 수사팀에 압력을 넣어 청와대로 책임론이 옮겨가지 않도록 조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해 6월 5일 해경 본청을 압수수색하고 있는 수사팀에 전화를 걸어 해경 상황실 전산 서버를 제외하라고 말했다는 내용이다. 수사팀은 최근 우 전 수석을 조사하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47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우 전 수석은 세월호 수사 외압 행사 외에도 △최순실(61) 씨가 권한없이 국정에 개입하는 것을 방조한 혐의 △'국정 농단 사태' 이후 대책을 수립하며 사태를 무마하려고 시도한 혐의 △문화체육관광부 등 고위 공무원을 표적 감찰한 혐의 등도 받고 있다. 검찰은 우 전 수석과 4일 출석 일정을 조율한 뒤 6~7일께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검찰은 지난 2일에는 소진세 롯데그룹 사회공헌위원장(사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롯데 계열사가 케이스포츠재단에 70억 원을 추가 출연했다가 되돌려받은 경위를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도 직접 조사할 수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필요하면 조만간 소환해 조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2015년 11월 롯데가 면세점 갱신 심사에서 탈락했기 때문에 출연금을 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5월에 치러질 대선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박근혜(65) 전 대통령에 대한 1차 수사를 최대한 이른 시점에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삼성 외에 박 전 대통령과 대가성 거래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SK와 롯데에 대한 조사에 나서는 한편, 우 전 수석을 통해 박 전 대통령의 직권남용 혐의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검찰은 지난달 18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불러 13시간이 넘는 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4일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방문해 구속 후 첫 조사를 벌인다. 검찰은 지난달 21일 박 전 대통령을 소환했을 때 직접 피의자 신문을 담당한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 한웅재(47·사법연수원 28기) 부장검사와 조사를 보조할 수사 지원 검사 1명, 여성 수사관 등을 오전 10시께 서울구치소로 보낸다. 서울구치소 측은 출장 조사를 위해 책상과 의자, 조사에 필요한 집기 등을 갖춘 별도의 방을 준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