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원전 30%만 문제 소포제 사용 ... 친환경으로 교체”
부산 기장군 고리원자력발전소가 디메틸폴리실록산(DMPS)이 포함된 소포제(거품제거제) 100톤 가량을 해양에 무단 방류해 온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울산해양경비안전서는 22일 유해물질로 분류되는 ‘디메폴리실록산’을 바다에 방류한 고리원전 관계자 6명과 한국수력원자력 법인을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부산지검 동부지청에 송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해물질 방류는 “악취가 심하다”는 주변 어민들의 신고가 있고서야 수면 위로 드러났다.
원전 관계자 6명과 한수원은 2011년 1월부터 2016년 8월까지 고리원전의 3개 발전소가 배출한 온배수에 소포제(거품 제거제)인 디메틸폴리실록산 100톤 가량을 섞어 배출해 해양환경관리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해경이 확인한 발전소별 방류량은 제1발전소 93톤, 제2발전소 3톤, 제3발전소 0.18톤 등이다.
해안에 자리 잡은 발전소는 바닷물을 끌어들여 발전설비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고, 이 과정에서 따뜻해진 물(온배수)을 다시 바다로 방류한다. 이때 온배수와 바닷물과의 온도 차이 때문에 거품이 발생하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소포제를 쓴다.
지난해 9월 국회 산업자원통상위원회 소속 이철우 자유한국당 의원은 한수원과 발전 5개사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거의 모든 화력발전소와 고리ㆍ월성의 원자력발전소들이 2010년부터 6년 6개월 동안 디메틸폴리실록산 1만679톤을 바다로 흘려보냈다고 밝혔다.
전국 대다수 발전소가 수년 동안 소포제로 사용한 디메틸폴리실록산은 해양환경관리법상 유해액체물질(Y류)로 분류돼 바다 방류가 원천 금지돼 있다. Y류는 해양자원이나 인간 건강, 해양의 쾌적성이나 적합한 이용에 위해를 끼쳐 해양배출을 제한하는 물질이다. 약품이나 의료용 소재에 사용되기도 했지만, 많은 양을 섭취하거나 피부에 직접 노출하면 유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울산해경은 지난해에도 울산 소재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와 고리원자력본부가 수년간 이 물질을 배출한 사실을 확인하고 당시 두 발전소 법인과 관계자 6명을 기소 의견으로 울산지검에 송치했다.
그러나 “법적으로 디메틸폴리실록산에 대한 배출허용 기준이 없다”며 법인과 배출 책임자들을 기소 유예 처분을 내렸다.
한수원은 무단 방류 논란에 대해 “전국 원전 중 30% 정도만 문제의 소포제를 사용하고 있었다. 현재는 친환경 소포제로 전면 교체했고, 기계식으로 소포제를 쓰지 않고 있다” 면서 “배출에 대한 정확한 기준이 없었던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