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소환] 검찰, '대통령 공범' 최순실·정호성·안종범 대질신문 무산

입력 2017-03-21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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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이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이동근 기자 foto@
박근혜(65) 전 대통령을 소환 조사 중인 검찰이 주요 공모자들과의 대질신문을 준비했지만 무산됐다.

21일 검찰에 따르면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최순실(61) 씨, 정호성(48) 전 대통령비서실 부속비서관, 안종범(58) 전 정책조정수석 등 3명에게 검찰에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그러나 3명 모두 개인적인 이유를 들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최 씨와 안 전 비서관은 이날 오후 2시 1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직권남용 혐의 공판에 출석했다.

최 씨 등의 공소장에는 '대통령과 공모하여'라는 표현이 수십차례 등장한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의 자백을 이끌어내기 위해 공모관계에 있는 이들과의 대질을 검토한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의 측근인 공범들이 여러 차례 조사를 받으면서 유의미한 진술을 내놨기 때문에 대질이 성사될 경우 박 전 대통령을 압박하는 수단이 된다. 박 전 대통령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답변을 이어가고 있다. 일부는 단답형으로, 일부는 상세히 설명하는 부분도 있지만 큰 감정기복을 보이지는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조사를 마치는대로 박 전 대통령을 귀가시킨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긴급체포 등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 검찰은 이날 오후 3시께를 기준으로 준비한 내용의 3분의 1가량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는 한웅재 형사8부장이 주도해서 진행하고 있다. 한 부장이 질의응답을 마치면 이원석 특수1부장이 조사를 시작한다. 먼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의 설립과 재단금 출연 과정을 확인한 뒤 삼성과의 부적절한 거래가 있었는지를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호칭을 '대통령', '대통령께서' 등으로 예우하고 있다. 대기업 총수 등의 조사에서도 검찰이 '회장님' 등으로 부르는 경우가 있는 점을 감안하면 통상적이다. 다만 피의자신문조서에는 대통령이 아닌 '피의자'로 기재된다. 박 전 대통령이 여성인 점을 감안해 여성검사와 수사관도 조사에 참여했다.

검찰은 이날 영상녹화 없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에게 영상녹화 의사를 확인했고, 원하지 않는다는 답변에 따라 이같이 결정했다. 하지만 참고인 조사와 달리 피의자를 조사할 때는 영상녹화 사실만 알리고 따로 동의를 받지 않아도 된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진술을 듣는게 중요한데, 절차로 실랑이하면 실체적으로 조사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굳이 대통령 본인과 변호인이 안하겠다고 하는데 한다고 하면 조사 초기부터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여느 피의자의 경우에도 고지하고 그냥 녹화하는 경우보다 동의를 구하는 사례가 많다는 게 검찰 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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