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에 패배한 이후 공식석상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았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이제 숲 밖으로 나올 준비가 됐다”고 말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클린턴 전 장관은 17일(현시지간) 펜실베이니아주 새크랜턴에서 열린 아일랜드계 여성단체 주최 행사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대선을 전후에 극심하게 분열된 미국사회를 단합시키기 위해 공통의 가치를 모색하는 데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클린턴은 “나도 많은 지인이 그런 것처럼 요즘 뉴스를 보고 있는 게 힘들다 ”면서 “나는 정치적 분열이 개인들의 분열로 고착되도록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정치적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무시하거나 차갑게 등을 돌리지 말고, 서로 귀를 기울이고 상대에게서 배우려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사람들을 단합시키고 한층 더 높은 수준의 공동 기반을 발견하는 것”이라며 “워싱턴에서 이런 노력이 나올지는 확신하지 못하지만 이곳 새크랜턴의 만찬장 등에선 이미 그런 길을 찾는 노력이 시작됐고 가능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클린턴은 또 “이제 나는 숲에서 나올 준비가 돼 있다”면서 “그 길을 함께 찾고, 사람들이 그 길을 갈 수 있도록 북돋워 주는 일을 도울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연설은 향후 수개월 내로 클린턴이 시작할 일들 일부를 시사한 것이라고 LAT는 분석했다. 특히 “숲에서 나올 준비가 됐다”는 발언은 대선에서 트럼프에 패배한 다음 날 클린턴이 뉴욕 주 채퍼콰에 있는 숲을 산책하던 일을 연상시키고 클린턴이 언론과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세상으로 복귀할 것임을 시사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당시 클린턴이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같이 개를 데리고 산책하던 일은 산책 중 우연히 마주친 여성 지지자가 클린턴과 함께 찍은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며 알려져 화제가 됐다. 클린턴은 현재 대선을 전후한 시기에 대한 회고 등을 포함한 에세이를 집필 중이며, 오는 5월 26일 모교인 웰즐리 대학 등 여러 곳에서 연설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