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S] '희귀질환 4천개 진단' 쓰리빌리언 "비전은 플랫폼 비즈니스"

입력 2017-03-06 09:53수정 2017-03-07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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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④]희귀질환 유전체 빅데이터로 신약 연구·건강관리서비스 등과 연계

▲희귀난치성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내놓은 쓰리빌리언 창업 멤버들. 김세환 CTO(왼쪽부터), 허지원 Chief design officer , 금창원 CEO, 박두현 Chief business development officer. 쓰리빌리언 제공.
미국의 두살배기 꼬마인 니콜라스 볼커(Nicholas Volker)는 2009년 음식을 먹을때마다 내장에 구멍이 생기는 끔찍한 질병에 걸렸다. 이 꼬마는 100번이 넘는 수술을 받으며 생사를 오갔지만 저명한 의료진들은 이 낯선 질환의 병명조차 특정하지 못할 정도로 속수무책이었다.

니콜라스를 살린 것은 유전체를 분석해 질병을 원인으로 추정되는 유전자 변이를 찾는 실험적인 마지막 도전이었다. 과학자들은 2000개에 이르는 용의유전자 중에서 'XIAP'라는 유전자의 변이를 찾아냈고 니콜라스는 골수이식을 통해 완치에 이르게 됐다.

유전체 분석을 실제 치료영역에 끌어들여 희귀난치병을 진단하고 치료한 니콜라스 볼커의 사례는 유전체 의학(Genomic Medicine)의 미래를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원인모를 질환을 앓고 있는 전세계 희귀난치병 환자들에게는 희망을 주었다.

'니콜라스 볼커 이야기(원제 One in a Billion)'를 국내에 번역해 소개한 이는 새로운 유전체 분석기업인 쓰리빌리언 (3billion) 의 금창원 대표다. 금 대표는 최근 유전체 분석을 통해 4000개의 희귀질환을 한번에 진단해 또다른 니콜라스 볼커를 찾는 서비스를 내놨다.

◇한번에 희귀질환 4000개 동시 진단

쓰리빌리언은 마크로젠에서 작년 11월 스핀오프(spin off)한 기업이다. 유전체 분석을 통한 희귀질환 진단과 이를 위한 IT 플랫폼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출발했다. '쓰리빌리언' 역시 30억개에 이르는 인간 유전자(DNA)를 의미한다.

금 대표는 창업 4개월만에 타액을 활용한 한번의 유전체 분석으로 희귀질환을 한번에 진단하는 서비스(universal rare disease screening)를 시작한다. 7000개에 달하는 희귀질환 중 유전적 증거가 밝혀진 4000종이 대상이다. 의료진이 각 희귀질환을 발병시키는 유전자를 일일이 검사하는 방식의 한계를 넘기 위해 전체 유전체를 먼저 분석해 희귀질환의 원인을 찾아가는 길을 택했다.

금 대표는 "희귀질환은 모두 '희귀'하기 때문에 의사 한명이 평생 동안 경험하는 희귀질환 개수를 수십 수백개 수준"이라면서 "환자들은 각 희귀 질환에 전문성을 가진 의사를 찾기 위해 수년간 병원을 떠돌면서 정신적 육체적 경제적 고통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쓰리빌리언은 진단비용 역시 500~1000달러 수준으로 저렴하게 책정할 계획이다. 단일 질병 진단을 위한 유전자 검사 비용은 미국 기준 2000~4000달러 수준으로 몇개의 질병에 대한 유전자 검사를 받아도 1만 달러 이상의 비용이 든다. 니콜라스 볼커의 유전체 분석 비용은 약 7만 5000달러였다.

쓰리빌리언은 현재 100명의 환자를 선별해 베타 테스트를 하고 있다. 5월부터는 오픈베타로 전환해 본격전인 시판을 시작하고 올해 하반기 제품을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 다만 국내는 의료기관을 거치지 않는 유전자 검사에 대한 규제 때문에 일단은 제외된다. 일부에서는 4000개의 희귀병 진단 결과가 한번에 노출되는 것에 대한 해외 규제 여부도 명확지 않다는 지적도 한다.

금 대표는 "엘러스-단로스 증후군(EDS) 등 북미의 희귀질환 환자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유전병 진단을 받아보고자 하는 니즈(needs)가 크다"면서 "이런 커뮤니티를 전략적으로 접근해 서비스를 확산해 나갈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목표는 2018년까지 1000건, 2019년까지 1만건으로 매년 10배씩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서비스를 신청한 이들은 약 4주 후에 온라인을 통해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쓰리빌리언은 유전자 검사 결과에 대한 상담을 원하는 이들을 위해 AI 기반의 상담 서비스도 개발해 도입할 계획이다.

◇희귀질환 유전체 빅데이터로 '플랫폼 비즈니스 지향'

금 대표는 생물정보학이라 불리는 국내 대표적 바이오인포매틱(bioinformatics) 전문가다. 컴퓨터 및 정보기술을 이용해 생물학 현상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쓰리빌리언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것은 결국 바이오인포매틱스를 통한 플랫폼 사업이다. 희귀질환 진단서비스를 통해 확보한 유전자 데이터를 축적해 플랫폼화하는 것이 목표다.

이뿐 아니라 희귀질환 빅데이터는 신약개발뿐 아니라 의료, 연구 등 활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설명이다.

당장 기존 고객들은 유전체 분석 연구를 통해 새로운 희귀질환이 발견되면 자신의 유전자와 비교해볼 수 있게 된다. 제약사, 연구기관에 개인정보가 제거된 유전체 데이터를 연구용 목적으로 판매도 가능하며 건강관리 서비스와 연계도 가능하다.

금 대표는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것은 플랫폼 비즈니스"라면서 "희귀질환 스크리닝을 통해 퀄리티있는 유전체 데이터를 축적하면 기회가 찾아온다. 유전체 분석 분야의 구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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