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회계? 금융당국 정밀심사로 논란 해소…매출 5% 무조건 R&D 투자 기술 선도
‘제2의 영구치’라고 불리는 임플란트는 이미 대중화한 지 오래다. 인공 치아이지만 색깔과 강도, 기능이 자연 치아에 가깝고, 틀니처럼 끼우고 빼는 번거로움이 없어 인기가 높다. 그러나 시장이 커지자 각 업체 간 경쟁도 격화하고 있는 게 사실. 최근 오스템임플란트는 코스피 상장을 앞둔 덴티움의 분식회계 의혹을 제기했고, 덴티움은 반품충당부채까지 정정공시했다며 억울함을 주장했다.
논란은 일었지만, 덴티움은 코스피 상장을 확정지었다. 지난달 28일 금융감독원 증권선물위원회는 덴티움의 회계처리에 대한 제재를 '경고'로 결정했다. 경고는 상장에 문제가 없는 수준의 제재여서 덴티움은 예정대로 상장 절차를 밟을 수 있게 됐다. 공모가는 3만2000원. 오는 6∼7일 간 일반투자자 청약을 받아 15일 상장할 예정이다.
그간 오스템임플란트로 대변된 임플란트 상장업계는 덴티움의 상장으로 본격적인 경쟁 체제에 돌입할 전망이다. 누구보다 길고 어려운 상장 절차를 밟아온 강희택 덴티움 대표는 지난달 27일 투자자 대상 IPO(기업공개)를 한 데 이어, 이달 2일 코스피 상장 관련 기자회견을 열였다.
행사가 끝난 뒤, 그를 다시 만났다. 분쟁에 대한 입장과 더불어 덴티움의 경쟁력, 그리고 앞으로의 포부를 듣기 위해서다.
△덴티움만의 차별성은 무엇인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개년 합산 평균 영업이익률이 22%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률은 17.7%다. 12.35%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오스템임플란트 등 타사와 비교할 때 수치가 높았다. 우리가 왜 높은가 비교해 보니 제품 매출과 상품 매출의 차이가 있었다. 제품 매출은 자체 개발해 판매하는 수익을 말한다. 우리 회사는 제품 매출의 비율이 90%에 달한다. 나머지 10%가 상품 매출인데 이마저도 관계사 제노스의 제품이다.”
△독자 개발 생산이 꼭 유리하지만은 않다. 자체 개발을 고집하는 이유는
“매출액 대비 5% 이상을 항상 연구개발(R&D)에 투자한다. 남의 것을 팔면 시장 경쟁 체제에서 마진이 줄어들고, 영업이익의 감소로 직결된다. 물론, 독자 개발도 장단점은 있다. 디지털 장비기기를 개발하기 위해 수년간 200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그마저도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다시 개발 과정에 들어간 상황이다. 굉장히 어렵지만, 이를 고집하는 이유는 해외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품 매출은 국내에서는 가능하지만, 해외에서는 불가능하다. R&D 혁신성을 대표하는 기술이 골융합 생성 기술이다. 생체 친화적 표면처리로 가장 빠른 골융합 생성이 가능하다. 국내 임플란트 시스템의 표면처리 기술 및 형상 디자인을 선도한다고 말할 수 있다. 10년 이상 임상 데이터를 보유한 것이 이러한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
△해외 시장에서 우리 임플란트 기술력에 대한 평가가 상당히 높다. 중국 등 해외 진출 전략은 무엇인가
“전 세계 임플란트 시장에서 중국 시장의 성장이 관건이다. 전 세계 임플란트 시장이 향후 8%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한국은 4%로 성장세가 둔화될 전망이다. 반면, 중국은 19.9%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다. 인구 1만 명당 임플란트 시술 비율은 현재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가장 높다. 중국과 인도는 20%도 안 된다. 그만큼 이머징 마켓의 성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덴티움은 지난 3년간 중국 시장에서 66% 매출이 성장했다. 전체 매출의 60%가 해외에서 나온다. 그중 45%가 중국 매출이다. ‘포스트 차이나’라고 불리는 인도 시장에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시장 성장과 더불어 매출의 극대화를 추구하고, 모든 임플란트 제품군을 내놓는 것이 글로벌 시장에서의 목표다.”
△덴티움의 해외 진출 현황을 구체적으로 알려 달라
“현재 14개의 판매법인, 2개의 제조법인, 1개의 LAB법인을 가지고 있다. 2018년 후반기에는 중국 상하이 생산법인의 인가가 예정돼 있다. 혹자는 중소기업에 무슨 해외 법인이 그렇게 많으냐고 한다. 임플란트 사업은 진출 국가의 인허가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해외로 팽창할수록 현지 법인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최근 상장을 앞두고 분식회계 의혹이 제기됐는데, 입장을 듣고 싶다
“지난해 3월 25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였지만, 익명의 투서가 다량으로 제보돼 통상적인 심사시간인 45영업일보다 무려 4배에 가까운 6개월의 정밀 심사를 받았다. 그 결과, 익명의 악의성 투서 내용은 사실이 아닐 뿐만 아니라 상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결론이 도출돼 지난해 9월 거래소로부터 예비심사 승인을 받았다. 또, 증권신고서 제출 시점에서 유사한 내용의 민원이 금융위원회에도 제보돼 지난해 10월부터 한국공인회계사회의 감리를 받아 왔다. 2008년부터 8년간의 회계자료에 대해 감리를 받았으며, 지난달 28일 증권선물위원회 결과 ‘위법동기 과실, 조치수준 Ⅳ(4)단계-경고’ 처분을 받았다. 분식회계와 관련해 종지부를 찍은 것이다. 만약 투서나 민원의 내용대로 분식회계의 내용이 있었다면 위법동기 고의 또는 중과실의 중징계 처분이 내려졌을 것이다.”
△그간 언론 대응을 자제한 이유가 궁금하다
“IPO 기간 동안 대응을 자제한 이유는 감독당국에서 사실과 근거에 기초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 안타까운 이유는 우리 임플란트 기업들의 해외 경쟁력이 최고 수준에 있기 때문이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중국에서 1등 기업이고, 우리는 러시아와 이란에서 1위 기업이다. 전 세계 시장에서 한국 제품이 1, 2위를 다투는 업종은 많지 않다. 임플란트 업계의 전체 평판을 훼손할까 봐 걱정이 크다. 임플란트 업계의 경쟁이 치열하지만, 상장 이후 공정한 경쟁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주고 인정받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같은 업종이지만 다른 모습으로 성장할 것이다. 디지털 기기 도입 등 경쟁업체로부터 배울 점도 많다. 우리는 R&D를 기반으로 한 기술기업에 집중할 것이다.”
△상장 후 투자자들을 위한 계획을 알고 싶다
“임플란트 업계의 안 좋은 풍문 때문에 공모에 어려움이 존재한 건 사실이다. 회사는 앞으로 주가를 지속적으로 끌어올리는 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해 기관이 제시한 3만2000원의 공모가를 수용했다. 인위적 배당은 안 하겠지만, 주주에게 어느 정도 배당을 해야 한다고 항상 생각하고 있다. 우리는 2015년 비상장일 때도 4%의 배당을 결정하는 등 주주 배당에 노력했다. 공모자금은 시설자금 및 상환자금, 해외현지법인에 투자될 예정이다.”
△임플란트 시장의 향후 전망과 덴티움의 로드맵은 무엇인가?
“인류가 지금과 같은 식생활을 유지한다면 이 산업은 발전할 수밖에 없다. 임플란트는 고비용 수술이지만, 경제 성장과 고령화에 따라 수요 확산도 가속화할 것이다. 우리 회사는 신규 제품의 지속적인 출시와 해외 시장의 적극적인 공략을 통해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다. 해외 주력 시장인 중국과 인도에서 제품의 고도화를 이루도록 노력하겠다. 진단부터 계획, 기공 및 시술, 보철, 관리까지 종합 임플란트 사업을 통해 시장을 주도하고 지속적인 R&D, 사업 고도화, 시장 확대를 통해 2020년 글로벌 임플란트 톱5 기업으로 거듭나겠다.”
◇강희택 덴티움 대표는
강희택 대표는 덴티움의 경영총괄 대표이사로, 영업총괄의 김용근 대표와 각자 대표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1961년 1월생으로 한화투자증권에서 리스크관리 본부장, 준법 감시인, 기획총괄 임원을 지내 위기 관리에 뛰어나다는 평을 듣는다. 중국 상하이에 LAB법인을 설립했고, 말레이시아법인, 인도법인 설립으로 덴티움의 확장기를 이끌었다. 지난해에도 인도네시아법인, 중국광저우법인, 네팔법인 설립으로 외형 확대를 꾀했다. 2016년 3월에는 덴티움이 모범납세자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는 데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