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회장은 원래 주식을 장기 보유하기로 유명하다. 그는 투자자들에게도 우량 기업 종목을 장기 보유하라고 조언해왔다. 자신도 코카콜라,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등 우량 기업 주식을 오랜 기간 보유했다. 그는 “시장을 너무 자세히 주시하지 말라”고 할 정도로 주식을 사 놓고 자주 들여다보지 말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의 오랜 투자 원칙이 올해 연례 주주서한에서 뒤집힐 것으로 예고됐다. 애플 주식과 항공주를 장기 보유하지 않을 것임을 밝힌 것이다. 에드워드존슨의 짐 샤나한 애널리스트는 “이러한 버핏의 주식 투자는 기회주의적인 것으로 비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버핏은 정보·기술(IT) 기업의 대장주인 애플의 주식을 대거 사들이고 동시에 항공주도 매수했다. 버핏은 원래 자신이 잘 모르는 분야에 대해서는 투자를 안 해왔기 때문에 애플 주식을 대거 사들일 때도 투자 원칙을 뒤집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버핏이 유동적인 투자로 선회한 이유는 버크셔의 투자 포트폴리오가 회사의 명운에 덜 중요해지면서다. 버크셔는 이제 보험, 철도, 제조업 등을 거느린 지주회사로 굳건히 뿌리내렸다. ‘지구 상에서 가장 큰 대기업’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규모 면에서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또한 올해 주주서한에서 버핏은 미국 경제의 낙관론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미국 기업과 그들의 주식 가치는 앞으로 훨씬 성장할 것이 확실하다”고 밝혔다. 또 “미국의 경제성장이 때때로 짧은 기간 방해받기도 하지만, 그 성장을 멈추게 할 수는 없다”며 “오늘 미국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역사상 가장 행운아일 것”이라고 말했다.
버핏은 미국 월가의 자산운용사들이 받는 투자자문 수수료가 높다고 비판하는 데 주주서한의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지난 10년간 자산관리인들에게 조언을 받는 대가로 1000억 달러(약 113조 원)가 넘는 돈을 낭비했다” 고 밝혔다. 또 수수료 비용이 저렴한 인덱스펀드 투자가 수수료 부담이 큰 헤지펀드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인덱스펀드를 가까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