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 축구장 50개 크기 대형빌딩 짓는다...금융특구 정비로 런던 금융허브 기업들 유혹

입력 2017-02-23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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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에 따른 반사이익을 보고자 금융특구 재정비에 나섰다. 영국에서 빠져나오는 금융기업들을 유치하고자 파리가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파리 서부 외곽에 있는 현대식 상업지구 라 데팡스 지역에는 2021년까지 고층 빌딩 7개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 부지는 37만5000㎡로 축구장 50개 크기에 달한다. 브렉시트 후 런던을 대체할 금융허브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다. 현재 파리를 포함해 프랑크푸르트, 룩셈부르크, 더블린 유럽의 주요 도시들은 브렉시트 여파로 런던을 벗어나는 금융 기업을 유치하고자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파리는 유럽의 그 어느 도시보다 가장 공격적으로 반사이익을 노린다. 작년 6월 브렉시트 국민 투표 직후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기업을 경영하기 좋은 환경을 구축하겠다며 감세에 나서겠다고 밝힌 것도 그 일환이다. 당시 올랑드 대통령은 “파리를 더 매력적인 금융허브로 만들려면 세제를 비롯한 규제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작년 9월 프랑스 금융당국은 파리에 새로운 금융 회사를 등록하는 절차를 간소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작년 10월에는 프랑스 정부 차원에서 영국에 본사를 둔 금융기업을 끌어들이기 위해 전담팀도 꾸렸다.

프랑스 대선 후보들도 브렉시트의 수혜를 언급하고 있다. 5월에 있을 결선 투표에서 승리할 것으로 점쳐지는 무소속의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는 21일 런던을 방문해 “브렉시트가 시작되고 나서 많은 은행원, 연구원, 학자들이 프랑스로 이주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1월 HSBC은행은 은행 업무 중 일부를 프랑스 파리로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런던 본사에서 1000명을 파리로 옮기겠다고 공언했다.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영국에 있는 직원 1만6000명 중 4000명 이상이 이주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고, UBS도 브렉시트 이후 런던에 있는 직원들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한편 파리가 런던을 대체할만한 금융 허브로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프랑스는 불어 사용 국가이기 때문에 언어 장벽이 존재하고 영국보다 노동유연성이 떨어지는 탓이다. 동시에 상대적으로 높은 세금도 장애물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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