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단 기자회견 통해 명단 공개…제진훈 제일모직 대표이사, 이우희 구조본 인사팀장 등이 관리담당자
“삼성그룹의 ‘떡값 리스트’에 포함된 일부 가운데 임채진 검찰총장 내정자, 이귀남 대검 중수부장, 이종백 국가청렴위원장(전 법무부 검찰국장) 등 3명을 공개합니다”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12일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천주교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용철 변호사의 말을 대신해 읽는 방식으로 삼성의 ‘떡값 리스트’에 관련된 3명을 공개했다.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덧붙여 “김 변호사는 제진훈 제일모직 대표이사, 이우희 구조조정본부 인사팀장 등이 이들의 관리담당자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사제단은 “삼성문제의 핵심이 이건희 회장 일가의 끝없는 욕망을 위하여 불법·편법·탈법 비자금을 만들어 이 사회를 오염시켰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뇌물검사 명단은 그저 곁가지에 지나지 않다”면서 “그런데도 검찰은 사제단에 뇌물 검사 명단만을 재촉할 뿐 이렇다 할 수사 의지마저 보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사제단은 이어 “검찰의 이런 교착(膠着)상태의 근본원인을 잘 알고 있다. 그것은 부패의 본바탕을 드러내면 자신의 허물까지 들키게 되어있는 뿌리 깊은 유착관계 때문”이라고 강조하면서 “이런 실상을 국민 여러분께 이해시켜 드리기 위해 김용철 변호사가 밝힌 뇌물명단의 일부를 공개한다”고 설명했다.
사제단은 “명단 일부를 공개하는 것은 삼성 비자금 문제를 검찰의 뇌물수수 사건으로 몰고 가려는 작금의 옳지 못한 방향에 대한 꾸짖음”이라며 “명단의 일부만 밝히는 것은 검찰 스스로 진실 규명의 본분을 되찾도록 기회를 주기 위함이다”고 덧붙였다.
또한 사제단은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의 재산형성 과정을 담은 문건을 2005년 삼성구조조정본부가 작성했다”며 4페이지 분량의 문건 1건을 공개했다. 이 문건에는 1994년부터 1999년까지 이재용 전무의 유가증권 취득 일자별 현황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