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무선 통합시장, KT그룹-SK그룹 '양강구도' 재편될 듯
하나로텔레콤 인수가 유력시되던 맥쿼리가 가격협상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SK텔레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당초 호주 투자은행인 맥쿼리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유력시됐으나 최종 가격협상에서 의견이 일치하지 않아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하나로텔레콤의 매각주간사인 골드만삭스가 SK텔레콤에 매각 제안을 한 것도 맥쿼리와의 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하나로텔레콤이 흑자전환 등 실적 향상을 고려해 매각 가격을 주당 1만4000원 정도를 제안했고, 1만2000원을 고수해온 맥쿼리와 결국 협상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하나로텔레콤 인수 대상자로 SK텔레콤이 가장 유력시되고 있다.
특히 SK텔레콤이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할 경우 KT그룹과 함께 국내 통신시장을 '양강구도'로 재편되는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현재 국내 업체로는 SK텔레콤 이외에 LG그룹 정도가 하나로텔레콤 후보로 지목되고 있지만 LG그룹은 아직까지도 "관심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연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는 하나로텔레콤의 인수 대상이 SK텔레콤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는 KT와 KTF의 'KT그룹'과 향후 유무선 통합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KT가 향후 KTF를 인수할 경우 SK텔레콤은 유선업체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 유무선 통합시장을 KT그룹에 내줘야 한다.
따라서 SK텔레콤은 그동안 유선업체 인수를 호시탐탐 노려왔다. SK텔레콤이 하나로텔레콤 인수에 대해 "관심없음"을 고수해오다 막판에 인수전에 뛰어든 것도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결국 SK텔레콤이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할 경우 국내 통신시장은 유선 1위(KT), 무선 2위(KTF)를 보유한 KT그룹과 유선 2위(하나로텔레콤), 무선 1위(SK텔레콤)을 보유한 SK그룹의 '양강구도'로 재편된다.
LG그룹도 유무선 통신업체를 모두 보유하고 있지만 LG텔레콤, LG데이콤, LG파워콤 등이 시장지배력을 갖고 있지 않아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SK텔레콤이 하나로텔레콤 인수에 뛰어든 것은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다"며 "통신시장이 유무선 통합시장으로 재편되는 만큼 KT그룹을 견제하기 위해 이통통신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에게는 하나로텔레콤 인수가 꼭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