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 "핵심기술도 영업비밀도 아니다"...두산, "1조7천억원 가치...명백한 범죄"
STX중공업 사장과 상무가 전 직장인 두산중공업의 핵심 기술을 유출했다는 혐의로 구속된 것과 관련, 양측간 '기술 유출' 진위를 둘러싼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이번 사건이 최근 업종을 불문하고 문제되고 있는 정보유출과 인재유출 등과 연관돼 있다는 점에서 법원이 어떤 판결을 내릴지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부는 STX중공업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전 직장인 두산중공업의 기술을 유출한 혐의로, STX중공업 사장 구 모씨와 상무 김 모씨를 구속했다.
두산 그룹측은 전직 두산중공업 연구원이었던 구 모씨 등을 통해 담수화 설비와 관련된 주요 플랜트 설계도면과 원가 정보 등 총 900건의 자료가 유출됐으며 기술유출로 인한 피해액은 모두 1조 7천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STX는 "두산중공업의 주장은 어불성설"이라며 "이들이 보유한 자료는 영업비밀도 아니고 현재 추진하고 있는 사업방향과 다르다"며 반박했다.
한편 두산중공업은 구 씨 등 4명이 STX중공업으로 이직하는 과정에서 기술유출 흔적을 발견해 지난 8월 검찰에 진정서를 냈다.
◆STX중공업...도의적 책임져야
이와 관련 두산은 STX중공업이 상도의에 어긋나는 것이며 도덕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두산 그룹에 따르면 두산중공업 연구원 출신의 현직 STX중공업 고위 임원은 주요 플랜트 설계도면과 원가 정보 등 총 900건의 자료가 누출됐으며 피해액이 1조7000억원으로 추산했다.
담수화 설비 기술은 두산이 지난 20여년동안 개발해온 기술로 전세계적으로 5개업체만 보유하고 있다.
또한 이번에 구속된 구 씨는 특히 2002년 세계 담수협회 회장상을 수상하는 등 이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의 엔지니어로 인정받아 왔다.
두산은 "담수화 설비기술은 단기간에 이룰 수 없는 기술이라며 신생기업인 STX중공업이 이들을 통해 기술을 빼가 무리하게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며 "STX중공업의 행위는 상도의에 어긋나며 도덕적으로 책임을 져야한다"고 주장했다.
◆두산중공업 주장...'어불성설'
반면 STX중공업는 퇴직임원을 영입한 것일 뿐이며 또한 관련 핵심 기술을 가져온 것도 아니라는 주장이다.
우선 STX는 현재 STX중공업 사장과 상무가 보유한 자료는 영업비밀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보유한 자료는 수십년간 한국중공업 및 두산중공업에 근무하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작성, 보관된 결과물이지만 영구적으로 보호되지 않는 영업비밀의 보호기간(통상 1년)이 대부분 지났으며 경제적 유용성 및 비밀 유지성이 결여됐다는 것.
또한 이들이 불순한 의도에서 단기간 내지 비밀리에 자료들을 수집한 것도 아니고 영업비밀로 관리되지 않아 업무 수행과정에서 양산된 통상적인 자료라는 점에서 빼돌렸다는 것은 표현은 잘못됐다는 주장이다.
특히 이들은 한국중공업 민영화 과정에서 두산중공업이 퇴사를 종용했으며 개인발전을 위해 자발적으로 관련 업체에 재취업했을 뿐이어서 이를 막는 것은 오히려 헌법상에 보장된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반박이다.
마지막으로 STX는 두산중공업의 MSF 및 MED방식 담수사업이 아닌 새로운 형태인 RO(역삼투압)방식으로 사업 추진하고 있는 만큼 10년 뒤를 대비하는 취지에서 새롭게 진행되고 있는 사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STX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일반적인 영업비밀 해외유출 사건과 큰 차이가 있다”며 “STX중공업은 해양 플랜트 등 신규사업을 활발히 추진중에 있으며 이를 위한 인력채용 과정에서 우수한 경력을 보유한 지원자들이 자발적인 선택으로 STX로 입사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