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라이존,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재도입…美 이동통신업계 경쟁 치열

입력 2017-02-13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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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대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존커뮤니케이션스가 6년 만에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다시 도입하기로 했다고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미국 내 통신사 경쟁이 치열해진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이동통신업계 3,4위인 T모바일과 스프린트는 작년 8월 처음으로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했다. T모바일은 매월 70달러(약 8만 원)에 음성 통화, 데이터통신 무제한 사용 정책을 시행했고, 두 대째는 50달러, 세 대 째 이후는 20달러이며 가족 4명이 가입하면 총 160달러에 4대를 무제한 요금제로 사용할 수 있다. 스프린트는 대당 월 60달러에 책정했다. T모바일과 똑같이 가족 4명이 가입하면 160달러다. 업계 2위인 AT&T는 유료TV와 조합할 때에만 무제한 데이터를 쓸 수 있도록 가격 정책을 채택했다. 그러나 업계 1위인 버라이존은 2011년 이후 무제한 요금제를 폐지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매튜 엘리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우리는 무제한 요금제를 채택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무제한 요금제는 없다’고 공언했던 버라이존은 13일부터 월 80달러에 무제한 요금제를 시행한다. T모바일보다 월 10달러 비싼 가격이다. 버라이존이 가격 정책을 변경한 이유는 포화한 이동통신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버라이존은 작년에 가장 비싼 요금제인 ‘월 4기가 데이터 제공’ 요금제를 쓴 사용자가 230만 명 늘었다고 밝혔다. 2015년에 450만 명이 늘어난 것을 고려하면 반 토막으로 줄어든 셈이다. 버라이존은 올해 매출과 수익이 작년과 비슷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스프린트와 T모바일은 무제한 요금제에서 고화질 비디오 스트리밍은 안 되고 저화질 비디오 스트리밍만 허용하는 등 몇 가지 제한 사항이 있다. 버라이존은 자사는 그렇지 않다며 고품질 비디오 스트리밍이 가능하다는 점을 홍보했다. 다만 다른 업체처럼 버라이존도 한 달에 22기가바이트 이상 데이터를 쓰면 데이터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 버라이존 측은 전체 이용자 중 3분의 2가 한 달에 5기가바이트 이하로 데이터를 쓴다고 설명했다. 버라이존의 제프리 넬스 대변인은 “우리는 아무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며 “네트워크가 잘 구축되어 있다는 확신에 찼기 때문에 무제한 요금제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WSJ은 2014년 T모바일과 스프린트의 합병이 좌절된 이후 업체마다 무제한 데이터를 내놓으며 출혈 경쟁을 가속했다고 전했다. 2014년 스프린트는 T모바일과의 합병을 시도했다. 미국의 1, 2위 통신사인 버라이존과 AT&T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고자 몸집을 불릴 셈이었다. 그러나 미국연방통신위원회(FCC)와 법무부가 반독점법을 근거로 양사 합병을 저지했고, 합병은 없던 일이 됐다. 포화한 시장에서 고객 유치가 어려워지자 각 기업은 네트워크 품질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무제한 요금제를 방책으로 내놨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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