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청와대 압수수색 의지 재확인… 행정소송 내기로

입력 2017-02-10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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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비위 의혹과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청와대에 압수수색을 통보한 가운데 3일 오전 청와대 입구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청와대로부터 압수수색을 거부당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소송을 통해 돌파구를 찾기로 했다.

특검은 10일 서울행정법원에 한광옥 대통령 비서실장과 박홍렬 경호실장을 상대로 '압수수색 영장집행 불승인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한다. 특검은 '영장집행 불승인처분 집행정지 신청'도 함께 낼 예정이다.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청와대 측은 영장집행을 막을 권한이 사라진다.

법원은 청와대의 압수수색 거부를 소송으로 다툴 수 있는지부터 판단해야 한다. 청와대가 수사기관에 불승인사유서를 제출한 게 행정소송 대상인 '처분'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전례가 없기 때문이다. 행정처분으로 볼 수 있다고 하더라도 소송으로 다툴 실익이 있는지, 집행정지 대상이 되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이규철 특검 대변인은 "(국가기관이 피고가 아닌 원고가 되는 상황이) 조금 어색해보이긴 하지만, 검토 결과 관련 판례가 있어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행정소송은 국민이 국가기관을 상대로 내지만, 이번 소송은 양측 모두가 국가기관이다. 특검은 지난 3일 압수수색 첫 시도를 실패했을 당시에는 "법리적인 맹점이 있어 현재로서는 행정소송 등의 방법을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지 않으며, 사실상 압수수색을 강제할 방안이 없다"는 입장이었다.

형사소송법 110조, 111조에 따르면 청와대가 군사 기밀이나 공무상 비밀 장소 및 대상에 대해 압수수색을 거부하더라도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는 경우'라야 한다. 특검은 청와대가 불승인 사유서에서 이 부분에 대한 뚜렷한 해명 없이 압수수색을 거부했다는 점을 소송에서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이외에도 청와대 측과 대립하는 상황에서 법원이 적절하게 중재하는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대변인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공문을 보낸 것은 압수수색 대상이 되는 청와대 장소에 대한 책임자의 상급자고 감독기관이라고 생각해서 적절한 협조를 요청한 것이었는데, 지금까지 그에 대한 공식적인 답변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것과 별개로 이 사건 청구와 집행정지를 신청한 것이고 소송 진행 중에도 답변이 오면 취하할 수 있어 문제될 게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얼마 남지 않은 수사기간 동안 특검이 만족할 만한 결론을 얻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황 대행이 수사기간 연장을 승인하지 않으면 특검 수사기간은 28일 종료된다. 특검의 주장대로 집행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지더라도 청와대 측에서 재항고하면 법원 심리가 길어질 수 밖에 없다. 이에 대해 이 대변인은 "최근 촛불집회 집행정지 신청 사건 결과가 바로 나오는 것으로 봤을 때 다음 주 심문기일이 잡혀서 바로 결론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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