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시진핑 국가 주석과 첫 전화 통화를 했다. 이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할 의사를 밝혔다고 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서로 만남이 이루어지기를 바랐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고수하고 있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동의를 표했다”고 밝혔다.
하나의 중국 원칙은 중국과 홍콩, 마카오, 대만은 나뉠 수 없는 하나이고 따라서 합법적인 중국 정부는 오직 하나라는 원칙을 의미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당선 뒤 트럼프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의문을 제기했다. 작년 12월 대만의 차이잉원 총통과 전화 통화를 한 트럼프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얽매이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에 중국은 “중국은 이 문제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날 선 반응을 보인 바 있다. 그런데 이번 통화에서 트럼프는 이전 태도를 뒤집어 중국이 고수하는 원칙을 인정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8일 시 주석에게 뒤늦은 새해 서신을 보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의 축전에 감사를 보냈으며 ‘닭의 해’를 맞아 중국 국민의 행복한 한 해를 기원했다”고 밝혔다. 또 “대통령은 미국과 중국 모두에 이익이 되는 건설적 관계를 발전시키도록 시 주석과 협력할 것을 고대했다”고 말했다.
이번 통화는 트럼프가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와 만남이 있기 하루 전에 이루어졌다. 데니스 와일더 중국 전문 애널리스트는 “아베 총리의 방문 전 통화가 이루어진 것은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재확인함으로써 중국과 관계 조정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아시아 보좌관을 맡던 에반 메데이로스는 “트럼프가 미·중 문제에 대처 기반을 마련한 것은 현명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제 나머지 아시아 국가들은 남중국해 문제, 북한 문제를 포함한 사안에서 트럼프가 중국과 어떻게 협상할지 주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지 W.부시 대통령과 오바마 전 대통령 정부 당시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일했던 폴 해널은 “하나의 중국 원칙은 단순히 중국이 원해서가 아니라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기 때문에 존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