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골퍼]“강소기업을 만드는 것이 꿈이죠”...국내 첫 회원제를 도입한 골프투어전문...시크릿투어 권태호 대표이사

입력 2017-02-10 11:09수정 2017-02-16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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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4월과 9월에 그린피, 숙박, 식사 무료제공...연 회원 5만 원

▲권태호 시크릿투어 대표이사
4월과 9월에 비행기만 타고 오면 마음껏 골프를 즐기는데 모든 것이 무료라고? 가능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다. 골퍼마니아들에게는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캐디피, 카트비, 송영료는 개인이 부담한다. 숙박비와 그린피, 식사가 무료다.

골프전문여행사 시크릿투어 권태호(48) 대표이사가 만든 골프투어상품이다. 단, 연간 5만 원인 시크릿투어 회원에 가입해야 한다.

골프투어회원제 운영은 시크릿투어가 국내 처음이다. 특히 회원들은 1년간 모든 골프투어 패키지 가격에서 무조건 7만원씩 할인해준다. 업계에서는 투어를 보내봐야 업계에서는 ‘마진이 뻔한 가격인데 어떻게 가능할까’ 하고 의아해 했다. 또 항의도 많았다.

그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는 경영철학에 맞춰 회원제를 도입한 것이다. 충성고객에게는 회사가 덜 남더라도 그만큼 최저가 혜택을 주자는 것이다. 할인을 해준다고 해서 골프투어 패키지가 수준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오히려 회원들이기 때문에 한단계 업그레이든 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변함없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

어떻게 이런 남다른 생각을 해 냈을까.

“사실 골프투어 업계의 경쟁을 생각보다 심하죠. 이 때문에 뭔가 새로운 것을 찾지 않으면 하고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별로 남지 않는 골프투어를 7만원이나 할인을 해주는 것은 그야말로 ‘박리다매(薄利多賣)’인 셈이죠.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한번 해보자고 결심했고,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회원제 도입이었습니다.”

그의 기획은 적중했다. 4월과 9월은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의 골프투어는 비수기. 하지만 골프를 좋아하고 저렴하게 골프를 즐기려는 골퍼들에게는 무더위쯤은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예상보다 신청고객이 늘면서 남들이 놀고 있을 때 직원들은 눈 코 뜰 새 없이 더 바빴다. 일이 많아지면서 고객은 크게 늘었고, 매출도 20%나 성장했다.

▲권태호 시크릿투어 대표이사
그의 고향은 단감으로 유명한 경상남도 진영이다. 그는 어릴 때부터 공부에는 별 관심을 갖지 않았다. 음악을 들으며 여행 다니길 좋아했다. 학창시절엔 책을 넣어야할 책가방에 등산복을 넣고 단돈 5000원만 있으면 갈수 있는 최대한 멀리 버스타고 ‘세상 구경’에 나섰다. 베낭을 메고 산이란 산을 모두 돌아 다녔다. 거리는 문제가 안 됐다. 아무리 높은 산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무모할 정도로 모험심도 강하다. 눈이 허리까지 차오르는 태백산을 전문 등반가도 하산판에 홀로 산을 탄 적도 있다. "

이유가 궁금했다.

“태백산에 오르기로 작정하고 나설 때 반드시 정상에 서고 싶었죠. 그냥 돌아가기가 억울했습니다. 오기가 발동한 거죠. 한번 시작하면 끝장을 봐야하는 성격 탓도 있고요.”

그가 사업에 처음 손을 댄 것은 30살. 다니던 직장을 접고 웰스물산이라는 판촉물 회사를 차렸다. 당시 한국은 IMF로 외환위기 상황이었다. 막 터진 상태여서 기업을 대상으로 판촉물 영업은 ‘하늘의 별따기’였다. 기업들은 홍보물은 물론 직원들 선물까지 줄였다. 그의 사업도 위기를 맞았다. 어머니의 패물까지 팔아 자금을 댔지만 ‘깨진 독에 물 붓기’였다. 매출은 곤두박질쳤고 1년 만에 문을 닫아야 했다. 첫 사업에 쓴 고배를 마셨다.

다시 직장을 생활을 하면서 32살에 그의 아내인 이경아 씨를 만나 결혼해 행복한 가정을 꾸렸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주식에 손을 댔다. ‘주식부자의 꿈’은 허망하게 날아갔다. 그러나 주식유혹을 떨치지 못하고 이리저리 돈을 끌어다가 다시 도전했지만 행운의 여신은 그를 외면했다.

순식간에 ‘마이너스 인생’이 됐다.

“그때만 생각하면 지금도 등에 식은땀이 흘러요. 정말 아찔했죠. 집사람이 퇴근길에 보쌈과 소주를 사가지고 왔습니다. ‘여기서부터 인생을 다시 시작 한다’고 생각하고 직장생활을 권했습니다. 차곡차곡 빚을 갚으면서 살아 보자고 했죠.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아내에게 정말 미안하고 고맙죠.”

그는 직장 생활을 다시 시작 했다.

▲로얄노스우드CC
필리핀에 골프장을 운영하는 회사에 들어가 영업을 맡았다. 고객유치업무였다. 2005년에는 해외 골프 여행이 붐이 일면서 많은 사람들이 해외 골프장 회원권을 구입하면서 투어를 다니던 시기였다.

경험을 쌓고 창업 기회를 보다가 2010년에 12월에 골프전문여행사 시크릿투어를 차렸다. 회사 브랜드는 그가 가장 힘들었을 때 읽은 ‘스크릿’ 책에서 따왔다. 호주의 TV 프로듀서 출신의 방송작가 론다 번(66)의 작품이다.

‘생각 하는 모든 것이 이루어 진다’는 책의 구절을 생각하며 사업의 꿈을 키워나갔다.

“강소기업이 목표죠. 작지만 강한 회사, 직원들이 즐거워하는 회사, 고객이 찾아오는 회사, 희망이 있고 미래를 꿈꾸는 좋은 그런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는 부지런하다. 술을 좋아하지만 운동은 거르지 않는다. 오너가 건강해야 기업도 건강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보기플레이어인 그는 골프는 늘 뒷전이다. 하루 25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늘 시간에 쫓기기 때문이다.

사무실에 출근해서 하루에 한번은 반드시 보고 넘어가는 것이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는 벽에 걸린 사훈이다.

그는 잘 안다. 변화의 세상에 멈춰 있는 기업은 도태된다는 것을. 이 때문에 그는 변화하고 변혁하고 하루에 1m라도, 하루에 1cm라도 성장하고 도약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권태호 대표가 언제쯤 골프투어업계의 정상에 오를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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