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61) 씨 소유로 알려진 더블루케이의 전 대표가 회사에 ‘권력형 비리’가 있다고 생각해 퇴사했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 부장판사)의 심리로 7일 열린 최 씨와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 대한 10차 공판에서 더블루케이 대표였던 조성민 씨가 나와 이같이 말했다. 조 씨는 지난해 1월부터 3월까지 회사 대표를 지낸 인물이다.
조 씨는 “(더블루케이가) 권력형 비리를 토대로 영업하는 회사 같았다”며 “내가 등기부상 대표이사라 이용당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 퇴사를 굳게 마음먹었다”고 진술했다. 조 씨는 대표를 지낼 당시 김상률(57)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과 안 전 수석, 김종(56)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을 잇달아 만났다고 했다. 조 씨는 “1월 15일 처음 사람들 만나서 GKL 업무제안서와 회사 소개자료를 만들어 준 다음에 교문수석한테 만나자고 연락 왔다”며 “그때까지만 해도 최 회장(최순실)의 정ㆍ재계 인맥이 넓다고 생각해 큰 의심을 안 했다”고 했다. 그는 “그 뒤로 안 전 수석으로부터 ‘GKL과 업무 진행하라’는 연락을 받고, 김 전 차관을 만나면서 가치관과 이 회사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 관뒀다”고 밝혔다.
조 씨는 사업 과정에서 최 씨의 권력에 두려움까지 느꼈다고 했다. 조 씨는 지난해 1월 23일 안 전 수석의 전화를 받은 뒤 번호를 저장했다가 지웠다고 한다. 그는 “번호를 저장하려다가 경제수석은 그 이상의 파워 있는 분과 연결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평소 이런 분에게서 전화를 받을 수도 없는데 전화 오니 두렵고 향후 문제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당시 조 씨는 안 전 수석으로부터 ‘GKL 전화를 받아서 업무 추진해라’는 연락을 받았다. 최 씨로부터 언질을 받고 모르는 전화번호를 차단하는 애플리케이션을 해제한 직후다. 검찰은 ‘GKL스포츠단, 블루케이, 조성민 대표’ 등이 적혀있는 안 전 수석의 같은날 업무 수첩도 근거로 댔다.
안 전 수석이 김 전 차관과 조 씨를 불러 더블루케이를 직접 소개했던 것도 조 씨가 사직 이사를 굳히는 데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조 씨는 “(경제수석과 현직 차관이 나서는 게) 이해가 잘 안 되고 두려웠다”며 “최 회장의 파워가 어느 부분 미친다고 생각했고 큰 문제 될 수 있어서 빨리 빠져나와야겠다고 결심을 굳힌 계기가 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