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포켓스톱이 ○○교회 안에 무려 세 군데가 있습니다. 추운 겨울 집안에만 있지 마시고 나와서 포켓몬고 한판 하고 전도사님들과 따뜻한 핫초코 한잔 어떨까요?"
이 글은 최근 서울 강남의 한 교회 SNS에 올라온 글이다. 증강현실(AR)게임 ‘포켓몬고’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일부 기독교 신자 사이에서는 '포켓몬고'를 하기 위해 제 발로 찾아오는 청년들을 반기는 반면, 그렇지 않은 기독교인도 있어 명암이 엇갈린다.
최근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교회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비기독교인이지만 이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교회를 찾는 이유는 따로 있다. 교회가 게임을 하기 위해 들러야 하는 '체육관' 또는 '포켓스톱'(포켓몬 사냥을 위한 아이템 제공 장소)이 몰려 있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일부 교회는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제 발로 찾아온 청년들에게 가벼운 차와 음식을 나눠주고 자연스럽게 대화를 하면서 전도의 도구로 삼기도 한다.
일찍이 '포켓몬고'가 오픈한 미국에서는 '포켓몬고'를 활용한 전도 활동이 눈에 띈다. 버지니아에 있는 한 한인 교회는 교회 현판에 “포켓몬고 트레이너 여러분을 환영합니다”라는 안내문을 내걸고 교회 마당에 물과 스마트폰 충전기를 설치하기도 했다.
이 사실이 SNS를 타고 입소문을 타면서 '포켓몬고' 유저가 몰리자 교회는 한발 더 나아가 '루어모듈'(30분 동안 포켓스톱 주위의 포켓몬을 불러내는 아이템)을 켜두고 청년들을 초청해 '포켓몬고' 대회를 개최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펴기도 했다. 더욱이 이 내용이 지역 신문에서 취재해 보도되면서 홍보 효과는 더욱 커졌다.
그러나 일부 기독교 신자 사이에서 '포켓몬고' 게임을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진화를 통해 성장을 거듭하는 게임 속 포켓몬이 '다윈의 진화론'을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기독교의 창조론 교리에 어긋난다는 이유에서다. 또 포켓몬을 두고 '괴물'로 표현하며 '괴물'들이 성스럽고 거룩한 교회에 출몰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주장은 각종 SNS에서 확산되며 한때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편, 지난해 8월 러시아 현지 한 신문에 따르면 20대 한 청년이 러시아 남부 예카테린부르크에 있는 한 교회에서 게임을 즐기는 장면을 동영상에 담아 유튜브에 공개해 체포돼 20일간 구금 처분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