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나와야 용꿈? ... 대선주자 절반 이상 ‘서울대’ 출신

입력 2017-02-03 14:10수정 2017-02-03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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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명 중 11명 서울대 학사… “최상위 엘리트가 서민 이해하겠나” 비판도

20명에 달하는 차기 대선 주자 가운데 절반 이상은 서울대를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선 출마를 공식화했거나 출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정치인은 모두 20명으로 이 중 11명이 서울대 학사 출신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주자 5명 중 유일하게 김부겸 의원만이 서울대를 졸업한 데 비해, 새누리당에선 6명 중 김문수 비상대책위원과 안상수 의원, 이인제 전 의원 등 3명이 서울대에서 학사 학위를 받았다.

국민의당에선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서울대 의과대학에서 학사, 석·박사를 모두 딴 뒤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천정배 전 공동대표는 서울대 법과대학 및 인문계 전체수석 입학으로 유명하다.

바른정당에선 유승민 의원이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왔다. 진보정당인 정의당에서 출사표를 던진 심상정 대표, 강상구 교육연수원 부원장 모두 서울대 출신이다.

이와 함께 원외에선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 그리고 서울대 총장까지 지낸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이 뛰고 있다.

국내 최고 명문으로 꼽히는 서울대 졸업장은 ‘엘리트 인증서’와 같지만, 국가 지도자를 꿈꾸는 정치인에게 마냥 좋기만 한 건 아니다. 서울대 출신은 서민들과 괴리돼 학벌로 기득권을 누렸을 것이란 부정적 시각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정운찬 이사장은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캠프 스태프들 중 서울대 출신은 거의 없다. 서울대 출신을 일부러 배제할 필요는 없지만 제 사고를 다양하고 유연하게 하려면 여러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좋을 것 같아 다른 대학 출신을 선호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중도하차한 민주당 소속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대를 다녔음에도 ‘서울대 폐지’라는 파격적 공약을 내놨던 것도 우리 사회의 학벌주의가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고, 그 정점에 서울대가 있다는 문제의식에서였다.

한편 서울대에서 이른바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출신으로 범위를 넓히면 대선 주자 20명 중 15명이 포함된다. 고려대 출신은 민주당 소속 안희정 충남지사, 최성 고양시장, 새누리당 원유철 의원 등이고 연세대 출신은 바른정당 소속 남경필 경기지사뿐이다. 다만 유력 주자인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공식 출마선언은 하지 않았으나 보수 후보로 급부상 중인 황교안 대통령 직무대행은 각각 경희대, 성균관대를 나왔다. 지역대학 출신은 새누리당 소속 김관영 경북지사가 유일하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우리나라 엘리트 층원 구조상 어쩔 수 없다 해도 특정 학맥, 손꼽히는 명문대 출신 대선후보가 많은 건 확실히 문제”라면서 “최상위 엘리트들이 어느 정도 서민들을 이해할 수 있는가에 대해 국민들은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김영삼 전 대통령을 제외하면 역대 대통령 중 서울대 출신은 없다”며 “서울대 출신들의 도전이 많다고 해도 대선에서 반드시 그 분들 중 승자가 나오는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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