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 박기동 가스안전공사 사장 “안전이 곧 생명… 가스사고 인명피해 세계 최저로”

입력 2017-02-02 10:51수정 2017-02-06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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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 개선·타이머콕 보급 효과 작년 인명피해율 8.5%P 줄어 …역대 가장 낮아

▲박기동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이 지난달 20일 충북 음성 본사 집무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 한국가스안전공사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야죠. 촘촘한 가스안전망을 구축해 가스 사고로 인한 인명 피해율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낮추겠습니다.”

전국에 폭설이 내린 지난달 20일 충북혁신도시 본사 집무실에서 박기동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을 만났다. 취임 3주년을 맞이한 박 사장은 임기 마지막 해인 올해 어느 해보다 각오가 남다르다고 했다. 그는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각종 재난 사고 등으로 인해 어렵고 힘든 시기이지만 이럴 때일수록 ‘국민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말부터 꺼냈다.

2014년 12월 8일 가스안전공사 사장으로 취임한 박 사장은 1980년 공사 공채 1기 기술직 직원으로 입사해 검사원 등을 거쳐 공사 역사상 최초로 내부 승진을 통해 사장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박 사장은 인터뷰에서 “가스사고 예방 종합대책 추진으로 지난해 가스사고 인명 피해율이 전년보다 8.5%포인트 감소한 5.47명을 기록해 역대 최저를 달성했다”며 “20년 전인 1995년 대비 가스사용량은 약 4배 증가했지만, 577건으로 최고치에 달했던 가스 사고 건수는 지난해 116건으로 대폭 줄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가스사고 인명 피해율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박 사장은 이를 5.0명 이하로 낮춰 세계 최저 수준으로 감축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가일층 매진하고 있다.

가스안전공사는 지난 1979년 지금의 공사로 출범해 전 가정과 모든 산업현장 등에서 폭넓게 사용되고 유통되는 각종 가스의 사고 예방을 위한 기술 지원은 물론, 검사와 안전 점검, 연구개발(R&D)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가스 안전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온 박 사장은 취임하면서 약속했던 공약들이 하나둘 결실을 맺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가스 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던 데는 서민층 시설을 개선하고, 타이머콕(설정한 시간이 지나면 가스 중간밸브를 자동으로 닫아주는 가스안전장치)을 보급한 것이 큰 몫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공사는 또 국내 기관 중 처음으로 재난관리 부문 그랜드슬램을 달성했고, 지난해 대외 포상만 19개를 받는 등 창립 이래 최대 성과를 거뒀습니다.”

우리나라 가스안전 기술을 세계 최고 수준에 올리고자 글로벌 톱20 기술을 확보한다는 목표도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목표를 설정한 지난 2015년 1호 기술이 탄생한 데 이어 지난해에만 3개 기술이 추가돼 2년 만에 4개 기술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박 사장은 올해 글로벌 톱 기술 5개를 추가로 확보해 미래 가스안전 기술을 선도하기 위해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기술 확보를 지원하기 위한 핵심 인프라도 진용을 갖추고 있다. 지난해 10월 영월에 개소한 에너지안전실증연구센터를 비롯해 올해 10월 준공을 앞둔 산업가스안전기술지원센터, 가스품질검사센터, 제품인증센터, 방폭인증센터, 방호시설안전인증센터 등이 발판이 된다.

그는 특히 에너지 사회 안전망에 대해 강조했다. “국내 가스 안전관리는 법령 등 제도, 시스템, 기술력 등 하드웨어적으로 선진국 수준에 도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5년간 가스 사용자와 공급자의 취급 부주의와 시설 미비로 인한 사고가 전체 사고의 절반에 이르는 등 부주의로 인한 사고는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공사는 서민층에서 많이 사용하는 액화석유가스(LPG)로 인한 사고를 줄이기 위해 타이머콕 보급 사업을 추진해왔다. 타이머콕은 건망증이나 노인성 기억장애 등으로 다른 연령층에 비해 사고 위험이 높은 고령층 사고 예방에 효과가 있다. 지난 2008년부터 2016년까지 만 65세 이상 고령 가구에 무료로 설치한 타이머콕은 19만4000여 개에 이른다.

박 사장은 “타이머콕 무료 설치 사업은 공사 자체적으로 1만 개를 보급하고, 지자체와 협의해 보급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올 한 해 4만8000여 가구의 가스시설 개선을 통해 낡은 LPG 고무호스를 안전한 금속배관으로 무료 교체하는 등 가스시설 안전성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사회 전반에 안전 문화가 확산되지 않는다면 안전사고는 지속적으로 일어날 수밖에 없다며 범국민 안전문화 운동의 자발적인 전개와 노력으로 선진 국민안전 의식이 확산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가스안전공사는 동반성장을 실현코자 국내 기업이 가스 관련 제품의 해외 인증을 취득하도록 다리 역할도 하고 있다. 국내 기업이 해외에 가스 제품을 수출하기 위해서는 해외 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인증 비용이나 인력을 감당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지난해 공사를 통해 해외 인증을 취득한 기업의 수출액은 2015년보다 30% 늘어난 4억4000달러를 기록했다.

박 사장은 올해 역점 사업으로 국가재난 대응전략 수립과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 신성장동력 확보를 꼽았다.

박 사장은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재난에 대비하는 안전관리 강화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며 “지진 등에 대비한 안전관리 기준과 방안을 모색해 종합 대책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디지털 혁명을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 시장이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어 4차 산업혁명 시대 가스 안전을 어떻게 확보해 나가야 할지 전략이 필요하다”며 “미래 환경 변화에 대비해 R&D 투자 비용을 2배 이상 늘리고 관련 사업을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최고 수준의 인프라를 구축하고 세계를 선도하는 가스안전 기술 개발로, 우리나라가 가스 위험으로부터 가장 안전한 나라로 우뚝 설 수 있게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포부를 밝히는 그의 얼굴에서 ‘안전’ 이상의 가치는 없다는 그의 신념을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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