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씨는 이날 오전 10시 28분께 특검 사무실이 위치한 건물 3층 주차장에 도착했다. 최 씨는 '유재경(58) 주미얀마 대사를 직접 면접했는지', '어떤 부분이 제일 억울한가', 'ODA 사업 이권을 챙긴 것 맞냐', '박근혜 대통령도 개입했나' 등의 질문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입을 굳게 다문 최 씨는 조사실로 향하면서 취재진을 노려 보기도 했다.
최 씨는 지난달 25일 업무방해 혐의로 구인될 때 "여기는 더 이상 민주주의 특검이 아니다"라며 "자백을 강요하고 있다"고 소리친 바 있다. 다음날 최 씨의 변호인 이경재(68·사법연수원 4기) 변호사도 최 씨가 특검 수사과정에서 폭언과 함께 자백을 강요받았다고 주장했다. 최 씨는 당시 강제 조사가 가능한 48시간 내내 묵비권을 행사했는데 이번에도 같은 태도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일단 피의자 신문조서가 필요하기 때문에 최 씨가 유의미한 진술을 하지 않더라도 개별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최 씨가 묵비권을 행사한 기록은 향후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한 취지로 해석된다. 특검은 최 씨에 대해 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하기 보다는 개별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시급한 조사부터 마칠 계획이다.
최 씨는 미얀마 공적개발 원조사업에서 개인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8월 미얀마 컨벤션센터를 무상으로 지어주고 한류기업을 입점시키는 'K타운 프로젝트'를 구상했다. 최 씨는 이 프로젝트 대행사로 현지에서 사업 중인 인모 씨의 업체가 선정되게 해주겠다고 약속하고 회사 지분 상당수를 챙긴 의심을 사고 있다.
특히 최 씨는 주미얀마 대사 인사에 개입한 의혹도 받고 있다. 삼성전기 글로벌마케팅실장(전무) 출신인 유 대사는 지난해 5월 임명됐다. K타운 프로젝트 논의가 본격화하기 직전이다. 특검은 이날 오전부터 유 대사를 참고인으로 불러 최 씨가 ODA 관련 이권을 챙기기 위해 대사 인선에 개입한 의혹을 추궁하고 있다. 유 대사의 전임자인 이백순(58) 전 대사가 경질된 이유는 인 씨와 사업 문제로 마찰을 빚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