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4부(재판장 김국현 부장판사)는 소상공인연합회가 관세청을 상대로 낸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결정으로 롯데는 잠정적으로 이달 초 개장한 면세점 월드타워점 영업을 계속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아직 본안 소송이 남아있다. 관세법은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특허를 받은 경우 취소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박근혜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를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롯데의 불법행위를 밝혀내면 본안 소송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롯데는 면세점 사업 선정 대가로 미르ㆍK스포츠재단에 거액의 출연금을 낸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은 2015년 11월 면세점 면허 갱신 심사에서 탈락했다. 당시 관세청은 면세점 추가 선정 계획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정부는 지난해 3월 돌연 면세점 제도 개선안을 발표했고, 뒤이어 관세청이 면세점을 추가로 선정하기로 했다. 박 대통령이 신동빈 롯데 회장과 비공개 면담한 직후다. 이후 롯데는 하남 복합체육시설 건립 목적으로 K스포츠재단에 추가로 70억 원을 냈다가 검찰 압수수색 직전 돌려받았다. 앞서 롯데는 미르ㆍK스포츠재단에 출연금을 45억여 원을 냈다.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관세청은 지난달 17일 롯데ㆍ신세계ㆍ현대 등 3곳을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자로 지정했다. 소상공인연합회 측은 “롯데와 최순실 씨 간 특혜 의혹이 불거진 상황에서 신규 면세점 사업자로 롯데를 선정해서는 안 된다”며 가처분 신청과 함께 본안 소송을 냈다. 본안 소송의 심리는 같은 재판부가 담당하고 있고, 아직 첫 기일은 잡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