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인도에서 공개한 i10이 국내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i10은 인도에서 생산해 아시아와 중동 등 세계 각국에 팔 현대의 전략 차종. 이 차가 화제를 모으고 있는 것은 2008년부터 변경되는 경차 규격 때문이다.
내년부터 국내에서는 경차 규격이 현행 800cc에서 1000cc로 확대될 예정이므로 기아와 GM대우가 이에 대한 대비책을 세워놓은 상태. 기아 모닝은 1000cc이므로 별다른 변화를 주지 않아도 되지만 디자인을 바꾼 페이스 리프트 모델을 내놓을 계획이고, GM대우는 마티즈의 엔진을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다.
문제는 현대차다. 과거 아토스로 쓴맛을 보긴 했으나 이의 가지치기 모델인 기아 비스토는 나름대로 팔렸다. 또한 내년부터 바뀌는 경차 규격에 맞춰 지원책이 늘고 고유가 행진이 계속 되면 경차 시장이 지금보다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그런 시장을 현대가 그냥 둘리는 없다.
하지만 현대 관계자는 “아직 그럴 계획이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사실 인도산 한국차에 대해 국내 소비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미지수이고, 노조와의 관계도 걸림돌이다. 국내에서 만들어도 될 차를 굳이 해외에서 만들어서 들여올 경우 예상되는 강성노조의 반응이 껄끄럽기만 하다.
이웃 일본의 경우는 한동안 일본산 차에 대해서만 호감을 보여 왔다. 그러나 일본 내수 생산 물량도 한계가 있고, 일부 동남아 국가에서 인기 있는 차를 일본에서 굳이 생산하는 게 효율이 높지 않아 인식의 전환이 이뤄졌다. 그래서 몇 년 전부터는 동남아산 일본차가 일본으로 역수입되어 팔리고 있다. 물론 이들 차종은 일본에서는 생산되지 않는 모델들이다.
현대의 경우는 경영진의 판단만 있으면 인도산 i10의 국내 판매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작은 시장에서 기아 모닝과 시장을 나눠먹어야 하는 상황은 여전히 해결과제로 남는다. 현대차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