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안정적이고 위생적인 환경에서 자라야 하지만 부모의 이혼이나 별거, 학대, 질병, 빈곤 등을 이유로 가정 해체의 위험에 직면하곤 한다. 한별이(11세, 가명) 역시 쓰레기장처럼 방치되고 전기가 끊긴 집에서 부모와 형, 누나와 함께 살던 아이였다. 아동복지시설에 입소한 후에도 산만함과 욕설, 애정결핍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으며, 특히 자기 생각과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하고 분노를 잘 참지 못했다. 이렇던 한별이가 ‘시설아동 치료ㆍ재활 지원사업’으로 행복을 되찾게 됐다. 종합심리검사와 심리치료, 미술치료를 받았으며, 방과 후 운동으로 티볼을 하며 쌓인 욕구를 푼 것. 부산시 티볼대회에서 3등을 할 정도로 우수한 운동신경을 뽐냈으며, 블럭만들기에도 재능을 나타냈다.
‘시설아동 치료ㆍ재활 지원사업’이란 보건복지부가 기획재정부의 복권기금을 통해 2012년도부터 시행한 아동역량강화사업으로, 한국아동복지협회에서 수행을 맡고 있다. 종합심리검사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치료재활 프로그램과 사회적 지지와 학교 만족도, 행복도를 측정하기 위한 맞춤형 통합사례관리를 제공하기 때문에 아동들의 실질적인 변화를 얻고 있다.
2016년도에 최종 사업 대상자로 선정된 511명의 아동 중, 33.7%가 K-CBCL 기준으로 임상군에서 정상군으로 변화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문제행동 총점 임상점수는 낮아지고, 자아존중감은 높아졌다. 눈여겨볼만한 것은 미취학아동과 초등학생, 중고등학생 순으로 치료 전후의 점수 폭이 컸다는 것이다. 이는 즉 대상이 어릴수록 치료재활 효과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업은 아동과 가족을 대상으로 캠프를 실시하는 등의 아동-가족 역량강화 프로그램으로 아이들이 가족과 지속적인 유대관계를 가질 수 있도록 돕는다. 시설에 입소된 아동의 부모는 시간이 흐를수록 아이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 또한 가족관계를 향상하는 데 실질적인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이 밖에도 생활지도원이나 보육사 등 아동의 주 양육자의 실무를 강화하기 위해 문제행동 유형별 접근법을 담은 워크북을 배부하거나 상담 지원, 전문가 집단의 방문 등을 실시하고 있으며, 2016년도부터는 사업 대상을 양육시설에서 그룹홈 아동으로 확대했다.
한편, 지난 12월에는 한국아동복지협회 주관으로 전국 아동복지시설 종사자 16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사업평가회가 열렸다. 행사에서는 ‘시설아동 치료ㆍ재활 지원사업’으로 행복과 건강을 찾은 아동들에 대한 우수사례가 발표되었으며, 앞으로도 사업이 지속되기 바란다는 의견이 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