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출판계 거목’ 박맹호 민음사 회장 별세

입력 2017-01-23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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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민음사

‘출판계 거목’ 박맹호 민음사 회장이 22일 오전 0시4분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4세.

1933년 충북 보은 비룡소에서 태어난 고인은 1952년 서울대 문리대 불문과에 입학했고, 1953년 ‘현대공론’ 창간 기념 문예 공모에 ‘박성흠’이란 필명으로 단편 ‘해바라기의 습성’을 응모해 당선됐다.

1955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소설 ‘자유풍속’을 응모했지만, 이승만 자유당 정부를 풍자한 내용이 문제가 돼 당선되고도 탈락했다.

이후 고인은 1966년 서울 종로구 청진동 옥탑방 사무실에서 ‘민음사’를 창립했다. ‘올곧은 백성의 소리를 담는다’는 뜻처럼 민음사는 우리 출판의 성장사와도 궤를 같이했다.

일본서 번역과 전집물 방문판매 일색이던 우리 출판계에서 단행본 기획과 신진 작가 발굴을 위해 애썼고, 고은, 김수영, 김춘수, 이청준, 이문열 등 한국을 대표하는 문인들을 세상에 알렸다.

1973년엔 ‘세계 시인선’을 처음으로 펴냈고 1974년에는 김수영의 ‘거대한 뿌리’ 등 ‘오늘의 시인 총서’ 1차분 5권을 펴내 시의 대중화에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1976년에는 계간 문학지 ‘세계의 문학’을 창간했으며 ‘오늘의 작가상’을 제정했다. 또 1981년에는 ‘김수영 문학상’을 제정해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다. 애초 ‘오늘의 작가상’은 시, 소설 구분없이 수상자를 정했으나 2006년부터 시 부분은 ‘김수영 문학상’에 넘겨 현재는 소설에 한정된 문학상이다.

1977년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는 ‘이데아 총서’를 발간해 발터 벤야민의 문예이론 등을 국내에 소개했다. 1983년부터 1999년까지 16년 동안 424권의 ‘대우학술총서’도 발간했다.

고인은 출판산업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1982년 국무총리 표창, 1985년 대통령 표창, 1995년 화관문화훈장, 2006년 보관문화훈장을 받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위은숙 씨와 상희(비룡소 대표이사), 근섭(민음사 대표이사), 상준(사이언스북스 대표이사) 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특1호실에 마련됐다. 발인 24일 오전 6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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