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신데렐라라 불리며 ‘실세’ 장관으로 통하던 조윤선(51)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1일 구속됐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관여 의혹을 줄곧 완강히 부인하며 자리를 지켜온 조 장관은 결국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뒤 사의를 표명했다.
두 차례 장관과 정무수석을 지내며 승승장구하던 여성정치인인 조 장관은 박영수 특검팀에 구속된 첫 현직장관이 되는 롤러코스터 같은 운명을 맛보고 있다.
서울대 외교학과 출신인 조 장관은 사법고시 합격 후 대형 법무법인에서 변호사로 일했고, 미국 연방항소법원 근무를 거쳐 국내 외국계 은행 부행장을 지낸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2002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인연이 닿아 정계에 입문, 2008년 18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첫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다. 새누리당에서 665일간 대변인을 맡아 당내 최장수 기록을 세웠다.
이후 2012년 박근혜 대통령이 당 비대위원장일 때부터 당선인 시절까지 대변인을 맡아 ‘신(新)친박’으로 불렸다.
2013년 박근혜 정부 1기 내각에서 여성가족부 장관으로 발탁됐고, 2014년 6월 사상 처음으로 여성 정무수석으로 발탁돼 청와대의 여성 ‘유리 천장’을 깼다.
논리적이면서도 차분한 태도에 친화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들었고, 정무수석 당시엔 국빈 방한 등의 행사에서 사실상 퍼스트레이디로 역할을 하는 등 박 대통령을 그림자 수행했다.
작년 4월 20대 총선 때 서울 서초갑에 출마했으나 이혜훈 후보에게 밀려 공천을 받지 못했다. 당시 새누리당 지도부가 조 장관을 용산 등 다른 지역구에 전략 공천하려 했으나 본인이 고사했다.
조 장관은 불과 몇 달 뒤인 8월 문체부 장관으로 발탁돼 화려하게 복귀했다. 9월 5일 장관으로서 임기를 시작한 조 장관은 오페라, 미술, 패션 등 문화 분야에 대한 관심이 상당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어 박근혜 정부 초기부터 문체부 장관 하마평에 오른 바 있었다.
이처럼 박근혜 정부 최대 수혜자이자 실세로 불리던 조 장관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 및 관리에 관여한 혐의로 영어의 몸이 됐고 결국 장관직에서 물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