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치적 고향’ 부산으로… 반기문, 오후 황 대행과 회동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사흘째 일자리 관련 일정을 소화하며 ‘일자리 대통령’ 이미지 굳히기에 나섰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이틀 연속 정치권 인사들을 만나며 정치 행보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문 전 대표는 20일 ‘정치적 고향’인 부산을 찾았다. 부산 지역 일자리 문제 해법을 찾고, 경제의 활력을 되살릴 대책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문 전 대표는 먼저 이날 오전 부산항만공사를 방문해 부산항만공사 - 한진해운 간담회에 참석했다. 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산항 신항의 물동량이 감소하는 등 위기 상황에 공감한다”면서 “부산항만공사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강화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진해운 청산과 회생에 대비한 현황을 청취하고 “정부가 해운항만산업이 어려울 때 시장에 맡기고 나 몰라라 했기 때문에 오늘의 위기 사태가 왔다”고 지적했다. 제2의 한진해운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운산업에 대한 정부의 역할 강화와 해운업계 일자리 대책 마련도 촉구했다.
문 전 대표는 이후 부산 남포문고에서 일일 판매도우미로 나서기도 했다. 남포문고는 부산의 대표적인 중소서점으로 1988년에 문을 열고 시민들과 애환을 함께했으나, 2008년 이후 경영이 어려워져 규모를 축소해 유지하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중소서점의 현실을 직접 체험하면서 골목상권, 소상공인의 보호와 육성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오후에는 부산상공회의소에서 간담회를 갖고, 부산일보에서 진행하는 부산시당 신입당원 환영식 축사를 통해 “부산에서 부는 정권 교체의 바람을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의 동력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할 예정이다.
문 전 대표가 연일 정책 행보를 이어가는 사이 반 전 총장은 정치권과의 스킨십을 늘리며 파이를 키우고 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국회를 방문해 정세균 국회의장을 예방하고, 종로 조계사로 이동,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을 만나 귀국인사를 했다.
특히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예방에서 어떤 얘기가 오갈지 관심이 쏠린다. 반 전 총장은 오후 2시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민훈장 무궁화장 전시수식에 참석한 뒤 곧바로 황 권한대행과 비공개로 만난다. 황 권한대행은 새누리당의 차기 대권주자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라이벌 간 만남’이라는 해석도 낳고 있다.
반 전 총장은 저녁에는 한남동 외교부 장관 공관에서 열리는 비공개 외교단 인사회에 참석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