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삼성 이재용 부회장 구속영장 기각…수사 차질 불가피

입력 2017-01-19 04:54수정 2017-01-19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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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뒤 나오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이동근 기자 foto@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 위기에서 벗어났다. 이 부회장을 발판삼아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했던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 계획은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조의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9일 뇌물공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상 횡령,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 청구된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서울구치소에서 결과를 기다리던 이 부회장은 바로 풀려나 귀가한다.

조 부장판사는 "뇌물범죄의 요건이 되는 대가관계와 부정한 청탁 등에 대한 현재까지의 소명 정도, 각종 지원 경위에 관한 구체적 사실관계와 법률적 평가를 둘러싼 다툼의 여지, 관련자 조사를 포함해 현재까지 이뤄진 수사 내용과 진행 경과 등에 비춰 볼 때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영장 기각으로 미르와 K스포츠재단에 출연금을 낸 다른 기업들에 대한 수사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후 수사 대상으로는 총수 사면과 면세점 특혜 의혹 등이 불거진 SK, 롯데, CJ 등이 거론된다. 이달 말에서 다음달 초 예상되는 박 대통령의 대면조사에서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 부회장은 2015년 그룹 현안이었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문제를 무사히 해결하는 대가로 최순실(61) 씨 일가에 특혜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삼성은 미르와 K스포츠재단에 204억 원의 출연금을 냈고, 최 씨 조카 장시호(38) 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 원을 지원했다. 또 최 씨 모녀의 독일회사인 코레스포츠와는 220억 원대 컨설팅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에게 적용된 뇌물공여 혐의에는 일반 뇌물죄와 제3자 뇌물죄 개념이 모두 포함됐다. 특검은 다만 각각의 혐의에 해당하는 구체적인 액수를 특정하지 않았는데, 우선 밝힌 총 공여 액수가 430억 원대다. 삼성이 최 씨 측에 건네기로 약속한 금액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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