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교환·환불은 이제 그만

언제부턴가 소비자들이 세정 관련 상품을 교환·환불받는 것이 익숙해졌다. 이번에는 접착제와 세정제 등이다. 환경부는 화학물질 등록평가법이 규정한 15종의 위해 우려 제품을 대상으로 안전기준·표시기준 준수 여부를 조사한 결과 28개 제품이 안전기준을 위반해 회수명령을 내린다고 18일 밝혔다. 이 중에는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익숙한 브랜드 쓰리엠도 포함됐다. 한국쓰리엠의 욕실청소용 ‘크린스틱’을 비롯한 19개 제품에서는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가 안전기준치(0.004% 이하) 이상 검출됐다.

앞서 옥시 등 가습기 살균제 참사로 마음을 쓸어내렸던 관련업계와 주변의 반응은 “또…”라는 반응이다. 불과 일주일 전에는 유한킴벌리, 홈플러스 등 대형 업체들이 제조한 방향·세정제 18개 제품에서 유해기준을 초과하는 살생물질이 검출돼 전량 회수 및 교환 조치가 내려졌다.

환경부는 인터넷에 판매되고 있는 생활화학제품의 관리도 미진해 적극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정부는 회수 명령에 그치고 있지만 제재 법안을 마련 중이다. 하지만 수십 년간 사용해 온 제품을 지금까지 방치했다가 왜 지금에서야 개선에 나서고 있는지 정부의 허술한 화학물질 관리에 대한 질타가 많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관리 실태는 ‘이제 그만’이란 지적이다.

관련업계는 회수·교환 권고조치를 받은 제품에 대해 억울함을 표하기도 했다. 상품 출시 당시 성분 기준치에 문제가 없어 출고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기준을 강화해 마치 처음부터 잘못된 상품을 판매한 것처럼 비친다는 것이다. 이러한 말을 전한 업계 관계자는 일방적인 정부의 단속에 당황한 표정을 보였다.

환경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이 크고 익숙한 때다. 생활화학제품에 대한 엄밀한 고민이 업계와 정부에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