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자 100만ㆍ청년실업률 10% 시대…일자리분야 재정 1분기 집중투입
지난해 실업자가 처음으로 100만 명을 넘어섰다. 청년실업률은 10%대에 육박해 구직자 10명 중 1명이 논다. 구조조정 직격탄을 맞은 제조업 취업자는 반 년 동안 지속해서 급감하는 상황이다. 정부가 좋든 싫든 올해 일자리 대책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이유다.
18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실업자는 101만2000명으로 전년 대비 3만6000명 증가했다. 실업자 통계가 바뀐 2000년 이래 처음 100만 명을 넘어간 수치다.
실업률은 3.7%로 전년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조선업이 밀집된 경남은 2.6%에서 3.3%, 울산도 2.9%에서 3.8%로 실업률이 급등했다.
15∼29세 청년층 실업자는 43만5000명으로 3만8000명이 늘어 실업자 100만 시대를 열었다. 청년층 실업률은 9.8%로 역대 최고치를 재경신했다. 2015년 9.2%로 사상 최고치를 찍은 이후 1년 만에 0.6%포인트 올라간 수치다.
전반적인 수출 부진과 조선·해운업종을 비롯해 전체 산업계에 몰아친 구조조정 여파로 제조업 취업자는 지난해 7~12월 연속으로 급감하는 추세다. 최근 3개월간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10만 명 넘게 줄고 있다.
올해도 수출 회복세가 미약하고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과 보호무역주의 확대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구조조정 인력감축이 지속되며 제조업 고용 부진이 이어질 전망이다.
조선협회에 따르면 조선업은 올해 말까지 5만6000~6만3000명 규모의 고용조정(2015년 대비)이 예상된다. 지난해 호조를 보였던 서비스업 고용도 내수 둔화(민간소비 지난해 2.4%→올해 2.0% 증가 예상)로 증가세가 꺾일 전망이다. 고용증가를 견인했던 음식업의 생산은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감소로 돌아섰다.
대기업들 역시 1분기 신규채용 계획을 축소한 가운데 경기회복 지연과 정년연장 확대(중소기업 적용) 등으로 신규채용이 위축되며 높은 실업률이 지속될 우려가 나온다.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인한 경제심리 위축과 구조조정 영향 확대, 내수 둔화 등 1분기 고용 여건은 더욱 악화되는 실정이다.
이에 정부가 긴급하게 일자리 대책을 내놨다. 사회간접자본(SOC)과 일자리 분야에 재정을 쏟아부어 고용 여건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1분기 재정 조기집행 목표를 SOC 31.2%, 일자리 33.5%로 각각 설정했다. 전체 재정 조기집행 목표인 31%보다 각각 0.2%포인트, 2.5%포인트 높은 수치다.
경제파급 효과가 큰 SOC 분야는 중앙부처 조기집행대상 총 20조8000억 원 중 1분기 6조5000억 원(31.2%), 상반기 12조3000억 원(59.4%)을 집행하기로 했다. SOC 예산의 대부분(87.4%)을 차지하는 국토교통부는 동절기로 공사 여건이 불리함에도 터널공사와 보상 조기완료, 현장점검 강화 등을 통해 1분기 중 31.6%를 집행한다는 설명이다.
일자리 분야는 신속한 고용 확대를 위해 조기집행대상 총 9조8000억 원 중 1분기 33.5%(3조3000억 원), 상반기 62.7%(6조1000억 원)를 집행키로 했다. 주요 부처별로는 1분기 동안 고용노동부 30.0%, 중소기업청 35.1%, 보건복지부 35.2% 수준을 각각 집행할 예정이다. 일자리 사업 유형별로는 1분기 동안 창업지원 35.4%, 직업훈련 31.4% 등을 중점 지원할 방침이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올해 첫 경제관계 장관회의를 열어 “일자리 예산의 33.5%를 1분기에 집행하고 공공부문 신규 채용을 앞당겨 1분기 1만7000명, 상반기 3만 명을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그동안 추진한 청년 일자리대책 성과를 종합평가해 3월 중 보완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구직청년의 눈높이에 맞춘 일자리포털을 구축하고 분야별 채용행사를 확대해 1만2000명을 채용으로 연계하겠다. 4차 산업혁명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도 정밀 분석해 3월 중 대응 전략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