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에 따르면 이미 레이놀즈의 지분 42.2%를 가진 BAT는 나머지 지분 57.8%를 494억 달러(약 58조3364억 원)에 사들이기로 합의했다. BAT의 브랜드로는 던힐, 럭키스트라이크 등이 있다. 레이놀즈는 카멜, 윈스턴 등을 주력 브랜드로 삼고 있다. 2015년 기준 BAT의 매출은 160억 달러, 레이놀즈는 107억 달러였다.
레이놀즈는 미국 시장에서 말보로 제조사인 알트리아의 뒤를 좇는 2위 업체다. 미국 담배시장에서 점유율 34%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미국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이 낮은 BAT는 이번 합병으로 미국 시장의 파이를 키울 계획이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미국의 담배시장 매출은 2011년 710억 달러에서 2015년 940억 달러로 증가했다. 담배 판매량은 감소했지만 꾸준히 담뱃값을 인상한 결과다. 2011년 판매량은 4130억 개비였지만 2015년에는 2690억 개비로 감소했다.
전 세계적으로 ‘담뱃값 경고 그림’ 등 규제가 확산하자 BAT와 레이놀즈는 최근 몇 년 동안 전자담배와 전기가열식 담배에 투자를 늘려왔다. 전기가열식 담배는 니코틴을 높은 온도에서 가열해 증발시켜 흡연하는 것이다. 합병 뒤 BAT는 전자담배와 가열담배에 투자를 확대해 시장에서 주도권을 쥘 것으로 보인다.
한편 공룡 담배회사가 탄생하면서 기존 1위 업체였던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웰스파고의 바니 헤르조그 담배 전문 애널리스트 “필립모리스는 지난 2008년 알트리아에서 분사했는데, 이번 인수를 계기로 다시 합병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인수 합병 타결 소식이 발표되고 나서 두 회사의 주가는 대조를 보였다. 런던증시에서 BAT는 3.83% 하락한 반면 뉴욕증시에서 레이놀즈는 3.06% 상승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