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86%↑·코스닥 0.56%…대형주 지수 상승률도 소형주보다 앞질러
새해 들어 대형주 수익률이 소형주를 월등히 앞서고 있다. 그간 국내 증시에서 빈번하게 나타났던 소위 ‘1월 소형주 강세’ 현상이 올해는 반대로 나타나는 것이다.
국내 증시에서는 연초마다 유독 소형주가 강세를 보여왔다. 지난달 말 키움증권이 발간한 보고서를 보면 2001년부터 2016년까지 1월에는 코스닥지수 상승폭이 코스피지수 대비 평균 4.8%포인트 높아 다른 달에 비해 수익률이 압도적인 차이를 보였다. 코스피 내에서도 소형주가 대형주보다 1.5%포인트가량 수익률이 높았다.
하지만 올해는 반대 흐름이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2064.17로 지난해 말(2026.46)과 비교해 1.86% 올랐다. 반면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631.44에서 627.88로 0.56% 하락했다. 코스피가 코스닥보다 약 1.3%포인트가량 초과수익을 올린 것이다.
개별 시장 내 흐름도 마찬가지다. 새해 들어 코스피 대형주(시가총액 100위권 이내) 지수는 1941.33에서 1982.92로 2.14% 오른 반면, 코스피 소형주(시가총액 300위권 이하) 지수는 2054.29에서 2081.9로 1.34% 상승하는 데 그쳤다.
정동휴 신영증권 연구원은 “보통 연초에는 중소형주의 상대적 강세가 뚜렷했지만, 올해는 트럼프 취임에 따른 우려와 박근혜 게이트로 인해 정책 기대감이 축소됐다”며 “1월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대통령 임기 초반에는 중소기업 우대정책이 강화된다. 19대 대통령 선거는 중소형주의 투자심리 강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초 대형주가 이례적인 강세를 보인 주된 배경으로는 ‘대장주’ 삼성전자의 최고가 경신 행진을 꼽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183만3000원으로 연초 대비 1.72% 상승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 업황 호조와 제품 경쟁력에 힘입어 2017년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이란 전망이다. 일부 증권사는 목표주가를 250만 원으로 잡고 있다.
여기에 올해 유가의 완만한 상승이 예상되는 상황도 대형주에 유리했다는 분석이다. 앞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에서 산유국들은 감산에 합의한 바 있다. 금리 상승기 가치주의 상대적 강세가 빈번했다는 점도 대형주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미국 연준(Fed)은 지난해 12월 정책금리를 인상하면서 올해 3번의 금리인상을 시사한 바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대형주의 상대적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정 연구원은 “중소기업은 대기업의 설비투자 부진으로 신규 수주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위축된 내수 대비 수출 우위 전망도 대형주의 상대적 강세가 예측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다만 대형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세였을 뿐, 소형주의 흐름 자체가 나쁘지는 않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홍춘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중립적이었다고 가정하면 1월에도 소형주 자체의 수익률이 특별히 나빴다고 보긴 어렵다”면서 “국내 수출경기 회복과 대형주의 실적 개선은 결국 소형주까지도 효과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