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프라이데이와 사이버먼데이, 크리스마스로 이어지는 연말연시 쇼핑 성수기가 지나고 나서 중고거래 시장이 북적이고 있다. 연말 폭탄 세일에 물건을 사들였던 소비자들이 중고거래 시장에 제품을 되팔고 있다고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2007년 문을 연 물물교환사이트 스왑닷컴의 주하 코포넨 최고경영자(CEO)는 “확실히 연휴가 끝나고 사람들이 더 많은 물건을 거래한다”고 말했다. 스왑닷컴은 미국 시카고에 축구장 6개 크기의 물류 창고를 두고 있는데, 이번 달에 ‘신상’으로 표기된 태그가 전월에 비해 25% 증가했다고 밝혔다. 정확한 거래량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취급하는 상품 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미소매업협회(NRF)에 따르면 연말연시 쇼핑 성수기에 판매된 제품의 총 10%가 반품된다. 특히 온라인으로 사들인 제품은 반품률이 더 높아 전체 판매의 30%가 되돌아온다. 작년 연말에는 소비자 신뢰지수가 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해 미국인들의 씀씀이가 커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렇게 물건을 많이 산 소비자들이 중고거래 사이트를 찾는 것이다.
덕분에 중고거래 업계도 호황이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의 막달레나 콘디즈 연구원은 중고거래 업체가 빠른 성장세를 보인다고 분석했다. 콘디즈 연구원은 “작년에 중고 거래 사이트를 포함한 온라인 의류 소매 업체의 매출 529억 달러(약 62조6000억 원)였는데 올해 596억 달러로 증가할 것이고 2020년까지 788억 달러로 매출이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09년 문을 연 중고 의류 판매 사이트 스레드업은 이번 주에 거래되는 옷들 가격이 25% 정도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새 제품에 가까울수록 높은 가격이 매겨지는데 작년 연말 쇼핑한 제품들이 대거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헌 옷을 거래하는 앱인 포시마크도 앞으로 두 달간 제품 거래량이 연말과 비교해 두 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4년 전부터 포시마크를 이용하고 있는 소비자 수잔 캐논은 “연말이 지나면 주머니가 가벼워지기 마련인데 이 앱을 통해 가벼워진 주머니를 조금이나마 채울 수 있다”고 중고 거래의 장점을 설명했다.